- 지역 조선소 현장 근로자 위해 쿨링재킷 제공·제빙기 설치도

폭염 속 동물들이 피서에 돌입했다. 몸값이 비싼 동물은 사람도 받기 힘든 특별대접을 받으며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반면 폭염 속 지역 산업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현장 직원이 더위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장비와 음식이 총동원됐다.

	26일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의 경주마와 부산진구 삼정더파크 동물원의 코끼리가 사육사가 뿌려주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홍삼·인삼에 혹서기 식단 등장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는 불볕더위를 맞아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부산 렛츠런파크의 경주마는 45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이에 렛츠런파크는 행여나 경주마가 더위를 먹을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삼, 인삼 등 말에게 먹이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 말 전용 오메가3를 수입해 말에게 먹이는 경우도 있다. 말 관절이 상할까 봐 얼음 마사지도 해준다. 수심 5m의 말 전용 수영장에서 피서 겸 훈련을 받는 말도 있다. 오는 30일까지 일체의 경주도 중단된다. 렛츠런파크 박종배 대리는 "예전에는 여름철 뱀을 갈아 먹이는 마주도 있었다"며 "태생적으로 더위에 약한 경주마들의 컨디션 조절은 전쟁을 치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삼정 더파크도 여름나기에 정신없다. 더파크 동물원 코끼리의 몸값은 5억, 기린은 2억 원이 넘는다. 더파크는 일찌감치 여름철 특별 식단을 가동하고 있다. 코끼리는 얼린 바나나를 먹고, 하루 다섯 차례 샤워도 한다. 호랑이에게는 캥거루 고기가, 수달에게는 양미리 대신 미꾸라지가 제공된다. 더위를 많이 타는 반달곰은 얼음 덩어리를 품에 안고 여름을 보낸다. 더파크의 펭귄은 극지방이 아닌 칠레에서 왔지만, 만약을 대비해 수조에 얼음을 띄워 놓는다. 더파크 안동수 본부장은 "일단 좋은 재료를 잘 먹여서 여름을 나도록 한다"며 "한국에서 태어난 동물도 많아서, 여름철 적응력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식·쿨링재킷…더위와의 전쟁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재킷을 입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고열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근로자에게 쿨링재킷 1000여 개를 지급했다. 회사는 또 전체 작업장에 수박과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7000마리의 닭과 3만 개의 전복을 사들여 전복 닭백숙과 영양밥, 전복라면 등의 보양식을 제공한다. 작업 현장 곳곳에 제빙기 71대와 냉온정수기 386대를 설치했다.

대한제강 녹산공장과 신평공장도 삼계탕 등 보양식 제공과 함께 이온음료를 수시로 지급한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지난 14일부터 혹서기에 돌입, 작업장 내 휴식시간을 10분에서 15분으로 연장했다. 또 하루 1회 아이스크림, 수박화채, 음료 등의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준용 황윤정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