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가 지역 4개 국립대(부산·부경·한국해양·부산교대) 연합체제를 구축하는 첫 단계로 각 대학 도서관부터 통합해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 계열을 모델로 한 대학 간 연합을 위해 교육부에 관련 사업비 규모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학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지역별 국립대 연합체제가 부산에서 시동을 건 셈이다.

	부산대학교 도서관. 국제신문DB

부산대는 "지난 22일 부산대 주관으로 열린 '2016년도 제3차 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부산지역 국립대 연합체제 구성방안을 발표하고 논의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는 부산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충북대 등 전국 8개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총장과 교육부 국립대학자원관리팀장 등이 참석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학령인구 급감으로 2023년이면 대학 진학자 수가 현재의 절반인 24만 명 이하로 떨어진다"며 "급감하는 학생 수에 대비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새 발전모델인 지역 국립대의 연합대학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부산대는 2006년 밀양대와 통합했지만, 밀양캠퍼스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참여정부 시절 울산 이전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이후 새로운 발전모델이 지연되고 있으며, 부산교대는 교사 수요 감소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경대만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의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둬 성공사례로 꼽힌다.

전 총장은 UC 계열을 모델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연합대학 총장 1인과 캠퍼스별 총장 체제를 제안했다. 기본 단계는 대학별로 운영체계를 유지하되 교류·협력을 통한 대학 간 장벽을 제거하고 특화 분야의 통합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부산대는 첫 단계로 각 대학 도서관의 소장자료와 시설을 공유하고, 공동 보존서고를 구축할 계획이다. 완성 단계는 각 대학을 특성화해 제1 대학(연구 중심)과 제2 대학(교육·인력양성 중심) 등 이원화된 체제로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UC의 이원화 체제처럼 연구와 교육 중심대학으로 특성화해 육성하면 대학의 서열화가 사라지고 지역 국립대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총장들도 "지역별 여건에 적합한 연합체제 모델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