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출발해 배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1만930㎞의 복합물류루트를 따라가는 '유라시아 부산원정대'가 지난 16일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본지 사회1부 최승희 기자가 동행 취재하며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한다.


- 유라시아 마인드 강연 들으며 꼬박 이틀 바닷길 건너 도착
- 양국 친선교류 행사 열기 후끈

지난 18일 한국해양대 실습선 '한나라호'가 블라디보스토크의 관문인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들어서는 순간 길이 1104m의 세계 최장 사장교인 금각교가 원정대원을 맞았다. 2012년 러시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세워진 금각교는 극동의 작은 항구도시였던 블라디보스토크의 달라진 위상을 웅변했다.

	유라시아 부산원정대가 출항 이틀 만인 지난 1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하자 현지 환영단이 소금과 빵을 원정대원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소금과 빵으로 "우리는 친구"

부산항을 출발해 꼬박 이틀간 바닷길을 헤치고 러시아 땅을 밟은 원정대원을 블라디보스토크시는 크게 환영했다. 전통 복장 차림의 환영행사단은 대원들에게 '빵과 소금'을 대접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소금이 담긴 둥글고 큰 빵을 제공한다.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는 1992년에 자매도시 결연을 맺었다.

원정대는 이날 오후 6시 극동연방대학 A동 볼쇼이홀에서 러시아에서의 첫 공식행사 '친선교류의 밤'을 가졌다. 창원대 무용학과 학생들의 한국 무용과 K팝 공연이 펼쳐졌다. 고려인 칠성무용단의 전통춤인 칼춤과 쟁강춤, 러시아 비흐리 무용단의 '빵과 소금의 루시' 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는 부산골프고 학생들의 태권도 공연이 장식했다.

시 김규옥 경제부시장은 "두 도시가 물류 중심 유라시아 실크로드의 새로운 경제파트너로서 미래를 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시 콘트탄틴 로보다 제1 부시장도 "부산원정대와 문화뿐 아니라 경제적 교류도 이어져 뜻깊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러시아 중앙언론사인 '러시아신문' 콘스탄틴 바히레브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과 연해주지역 대표저널인 '잘라토이로그' 안드레이 푸쉬카레브 편집국장이 참석하는 등 현지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라시아 러시 시대를 향해"

"과거 미국의 골든러시처럼 곧 유라시아 러시가 찾아올 겁니다." 지난 17일 유라시아 원정대원을 태운 '한나라호'에서 한국항만연수원 장하용 박사는 '유라시아시대 부산과 미래'에 관해 강연하며 '유라시아 마인드'를 강조했다. 장 박사는 '부동산 이론'을 들어 길이 생기면 주변에 땅값이 오르고 개발이 되듯이 유라시아도 실크로드가 열리면 부산의 경제적 영토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을 다섯 글자로 '노인과 바다'라고들 하는데, 유라시아시대가 열리면 '청년과 대륙'으로 바뀌고, 변방의 도시에서 대륙의 중심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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