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적 지원책 마련 필요" 지적

정부의 항공기 소음 대책이 만성적 소음 피해에 노출된 경남 김해시민에겐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소음 피해 주민에 대한 이주대책을 담은 새로운 소음 대책의 시행에 들어갔지만 김해 최대 피해지역인 불암동 일대는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8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정부가 항공기 소음 피해 지역 이주민을 위한 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률(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을 손질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소음대책지역 주민들이 건축물 등을 철거할 경우 항공청에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종전에는 제1종구역만 대상이 됐으나, 이젠 제2종구역과 제3종의 '가'지구까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이주신청을 받으면 정부는 즉각 토지 및 건물의 감정평가 등을 거쳐 이주 보상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85세대 277명이 사는 김해시 불암동은 제3종 '다'지구여서 이주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불암동의 한 주민은 "그동안 정부의 이주대책 마련에 기대를 걸었지만 허사로 돌아갔다"고 허탈해했다.

정부 지정 소음대책지역과 인접한 김해시 불암동 일부와 삼정·부원·봉황동 1352세대 2704명은 여전히 소음 피해 간접지원지역에서 제외돼 있다. 이 일대는 70~75웨클(항공기 소음 단위) 미만으로, 소음대책지역 마지막 단계인 '다'지구 소음기준(75~80웨클 미만)보다 큰 차이가 없음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질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소음대책지역에 해마다 도로 포장,마을회관 증축 등으로 간접 지원하고 있는데, 제3종 '다'지구인 김해 불암동은 매년 정부로부터 1억6000만 원 상당의 간접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 운항편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정부의 보상책이 현실과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편수는 정부가 처음 소음대책 고시를 한 2004년 당시 연간 143편에서 지난해 240편으로 67.8%나 증가했다.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민은 "항공기가 상공을 지나갈 때는 휴대전화 통화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다. 김해공항 확장을 계기로 정부는 현실적인 소음 보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