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집시법 등 위반 추가 고발도
- 시민단체 "색깔론 덧씌운다" 반발

도지사직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도의원에게 '쓰레기' 발언을 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홍 지사 측은 해당 도의원을 '집시법'과 '주민소환법' 위반으로 추가 고발한 데 이어 '좌파들의 떼쓰기'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퇴 요구에 이은 막말 논란을 좌우 이념 대결로 몰아가는 양상이다.

도 정장수 비서실장은 15일 정의당 여영국(52) 도의원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죄'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위반죄'로 창원지검에 2차로 고발했다. 정 실장은 고발장에서 "여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현재까지 관할 경찰서에 사전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1인 시위 형식을 빌려 사실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집회를 주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또 "지난 12일 조선업체 노동자 결의대회 발언을 통해 홍 지사 주민소환 투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여 주민소환 투표 운동기간 외 찬반 운동을 금지한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떼법이 헌법 위에 있다는 현실에서 (도지사 재임) 3년6개월 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 더는 좌파들의 떼쓰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여 의원의 불법 행동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 의원의 지사직 사퇴촉구 단식농성과 '쓰레기' 막말 논란에 대한 야권의 사과 요구를 '좌파들의 떼쓰기'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홍 지사는 또 자신의 발언을 막말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홍 지사는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하는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비유하는 것은 막말이 아니고 '참말'"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비유법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것은 모욕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언론에 등장하는 만평은 날마다 모욕죄가 된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 측이 추가 고발 등 초강수로 나오자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의 동조 단식 참여와 지지 방문이 이어지는 등 막말 논란은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차윤재 공동대표, 마창진 참여자치시민연대 조유목 사무처장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창원지역 학부모 등이 이날 여 의원의 단식농성장을 찾아 동조 단식을 했다. 16, 17일에도 정당 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의 릴레이 농성 참여가 이어진다.

조유목 사무처장은 "홍 지사가 지사직 사퇴와 막말 논란 사과 요구를 좌파들의 떼쓰기로 표현한 것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색깔론 덧씌우기'"라며 "도교육감 주민소환 투표 허위 서명에 측근 인사가 연루된 데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주장과 막말 논란에 대한 사과 요구는 좌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