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의 비리를 규제하는 강화된 반부패법으로 첫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린다. 기존의 법으로 처벌하지 못하는 공직자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제안 후 거센 반발로 3년 가까이 표류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새롭게 주목받아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져 있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더구나 최근 국회가 '특권 내려놓기'에 여념이 없는 터에 정작 자신들은 이 법에서 예외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때마침 강효상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학교법인 관계자를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국회의원은 포함하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이 애초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정부가 2013년 제출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금지 등 세 영역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선출직 공직자 등이 제삼자의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의 예외로 둠으로써 국회의원들은 김영란법 그물망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또 이해충돌 방지 부분은 아예 넣지도 않았다. 최근 가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도 이 조항대로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강 의원이 "국회의원이 선출직이라는 명목으로 부정청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특권"이라고 한 것은 백번 옳은 지적이다. 세간에서는 김영란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정청탁의 사각지대', 국회는 '김영란법의 무풍지대'로 불리고 있다. 이와 반대로 국회가 민간 영역에 있는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 등을 집어넣는 것은 과잉입법의 대표적 사례다. 또 법의 취지와는 달리 농·축·수산업계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는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온갖 갑질로 도마 위에 오른 직업 1위가 국회의원이 아니던가. '특권 내려놓기'가 기껏 의원 부인의 7촌 조카를 국회 보좌진에서 내쫓는 엉터리 같은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김영란법이 국회의원에겐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진 마당에 일단 원안대로 시행해보자는 일각의 주장은 뻔뻔하고 부도덕하다.
신동현·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비둘기장에 몇 마리의 비둘기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항상 먹이가 풍부해 서로 다투는 일 없이 의좋게 지냈습니다. 까마귀는 그것을 보고 늘 부러워했습니다.

"저놈들은 팔자를 타고났나 보군. 나도 저 틈에 한 번 끼어 볼까?"

이렇게 생각한 까마귀는 제 몸을 하얗게 칠한 다음 비둘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먹이만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배가 부른 나머지 까마귀는 "아이고 잘 먹었다"고 큰 소리로 말하고 말았습니다. 이 말에 비둘기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건 비둘기 소리가 아닌데? 어 그러고 보니 이상한 놈이 들어와 있네."

비둘기들은 하얗게 칠한 까마귀의 온몸을 쪼아대며 내쫓았습니다. 쫓겨난 까마귀는 자기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까마귀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이 녀석은 도대체 누구야? 소리는 우리와 같은데 빛깔이 다르잖아? 이놈은 까마귀가 아니야. 빨리 몰아내자."

이렇게 해서 까마귀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자그마한 이익 때문에 자신의 신세를 망친 까마귀의 얘기입니다. 우리의 삶은 작은 실수 때문에 크게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는 우리를 망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욱 청렴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