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흥행에도 후원사 못 구해
- 어방끌기축제는 술 허용 논란

지난해 처음 부산에서 열려 큰 인기를 끌었던 부산물총축제의 개최가 올해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축제 허가권을 쥔 관할 수영구가 주류 판매 등 축제의 상업화를 막겠다고 밝혀 축제 기획사가 후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지역 지자체가 물총축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과 달리 수영구는 유독 이 축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축제의 기획사인 A사는 다음 달 14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를 준비하던 제2회 부산물총축제의 후원사를 10일 현재까지 유치하지 못했다고 이날 밝혔다. 축제가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A사는 후원사 없이 축제에 드는 비용 수천만 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올해 축제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A 사는 관할 지자체의 방침 때문에 후원사 유치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수영구는 축제 당일 주류는 물론 음료나 물총 등 축제 관련 용품의 판매를 모두 불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성년자에게 술이 판매될 우려가 있고, 음료 등 기타 용품의 판매로 축제가 상업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구는 설명했다. 하지만 구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매년 열리는 어방끌기축제 때는 주류 판매를 허용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타 지역 지자체는 적극적인 행정지원으로 이 축제를 양성화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서울신촌물총축제는 올해부터 서울시의 지정 브랜드 축제로 인증됐다. 관할 서대문구도 이 축제에 재정·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이곳에서도 주류 판매는 금지되지만 음료나 기타 물품 판매에는 제약이 없어 메이저 음료사가 이 축제의 후원을 맡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축제 관련 시설을 들이기 위한 계획서가 구에서 결재되는 데에만 무려 2주가량이 소진됐다"며 "포스트 후원자 명단에 '수영구'라는 문구를 넣으려 했지만 부서 간 업무를 미루는 바람에 이 문제는 협의도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일부 청년이 만든 A사가 지난해 이틀 동안 개최한 제1회 축제는 1만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A사는 부산의 다른 지역으로 장소를 옮기려 했지만 원활한 행정 협조를 약속했던 수영구의 설득으로 같은 장소에서 올해 축제를 기획했다. 구 관계자는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 책임지는 축제인 만큼 실제 상행위가 방문객이 이해할 만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담보하기 어려워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