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 인도 면세점 납품 물량
- 중국 거쳐 국내에 들여와 유통

해외에 수출하는 담배를 빼돌려 국내에 되팔려 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KT&G가 해외에 수출한 담배 5만 갑(시가 2억25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뒤 국내로 밀수입해 팔려 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4명을 검거해 김모(41) 씨를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중국 총책 A 씨가 수출용 담배를 빼돌린 뒤 캄보디아와 국내 알선책을 통해 국내에 되팔려 한 국제범죄였다. KT&G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인도 면세점 납품용으로 납품하려고 홍콩 무역업체 R사를 통해 담배 5만 갑을 수출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A 씨가 담배를 빼돌렸다.

구속된 김 씨는 A 씨가 빼돌린 담배를 국내에 들여와 시골의 한 창고에 숨겨 두고 담배 도매상에게 팔려 했다. A 씨는 또 김 씨 외에도 캄보디아 알선책 B 씨를 통해 국내에 담배를 팔려고 했으며, 부산에 근거지를 둔 조직폭력배 C 씨가 국내 도매상에 접촉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경찰이 밀수된 담배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김 씨가 부산의 도매상과 접촉하는 현장을 적발하면서 이들의 행각이 들통났다.

이들 일당은 수출용 담배 가격이 국내용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알고 이를 악용해 돈을 벌려 했다. 인도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KT&G 담배 한 갑은 1800원으로, 수출 가격은 평균 400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수출 당시 환율로는 391원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빼돌린 담배를 국내에 들여와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2200~2500원, 이것이 다시 시중에 팔리는 가격은 4500원이다.

부산경찰청 김병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번 사건을 기획한 A 씨가 어떻게 담배를 빼돌릴 수 있었는지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A 씨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