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청이 소속 경관들의 잇단 음주 관련 사고 탓에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금주령까지 내렸음에도 또다시 한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 울산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혐의로 울주경찰서 소속 A 경감을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파출소장인 A 경감은 지난 26일 오후 5시께 울산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10여 분간 자신의 차를 몰고 집 근처로 가 주차를 하려다가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 경감은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측정을 받았다. 그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기준(0.1%)을 훌쩍 넘은 0.183%로 나왔다. 이에 울산경찰청은 A 경감을 대기발령 조처하고 감찰조사를 진행 중인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할 방침이다.

A 경감의 음주운전 사고는 울산경찰이 지난 23일 지구대·파출소 인력과 기동대 인력까지 동원해 음주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발생했다. 울산경찰은 음식점 주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음주운전을 단속해 음주운전을 하면 언제 어디서든 적발된다는 인식을 시민에게 심어주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스스로 이를 비웃듯 어겼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경찰의 일탈 행위는 올 들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난 3월에는 B 경정과 C 경감이 부하 여직원을 술자리에 불러내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해 해임 등의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경찰관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도주해 1계급 강등되기도 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