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당시 부채 1조3488억 원
- 재정점검단 신설 3년 만에 청산
- 항공 등 5대 신성장산업 현실화
- 청사 개청으로 서부권개발 탄력

- 남부내륙철 조기착공 역량 집중
- 숙원사업 해결로 주민 다독여야

민선 6기로 전반기 2년을 맞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도정 핵심 키워드는 ▷채무 제로(0) ▷경남미래 50년 사업 ▷서부 대개발 추진으로 압축된다.

	홍준표 경남지사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빚이 한 푼도 없는 상태인 '채무 제로' 선포식을 열고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이를 기념하는 사과나무를 심고 있다. 경남도 제공

홍 지사는 29일 "350만 도민에게 약속한 공약과 정책 중 진해글로벌테마파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뤘거나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풍부한 중앙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18개 시·군과 350만 도민이 골고루 잘사는 경남, '대한민국 성장 1번지 경남'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사상 첫 '채무 제로' 재정 혁명

홍 지사가 이룬 대표적 도정 성과로 '채무 제로'가 꼽힌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취임 당시 1조3488억 원(원금 기준)에 달하는 부채를 오는 2018년 6월까지 모두 갚아 채무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경남도는 하루 이자로 1억 원 이상 지출했다. 경남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 원금에다 이자 상환까지 더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었다.

홍 지사는 2013년 1월 재정점검단을 신설해 행정·재정개혁과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경남도가 추진한 '씀씀이 줄이기'의 대표적 사례로 거가대로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방식 변경을 들 수 있다. 거가대로 재구조화 협상으로 최근 4년간 2371억 원의 재정 지출을 절감했다. 이 같은 강도 높은 행정·재정개혁으로 2015년 말 부채는 1957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달 31일까지 남은 부채 1957억 원을 모두 갚아 애초 목표보다 2년 빨리 부채 '0'을 달성하게 됐다. 해방 이후 광역지자체가 채무 제로를 달성한 것은 경남도가 처음이다.

경남도의 채무 제로 성과는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으며, 정부도 국가 채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채무 상한을 정하는 '재정건전화특별법'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경남의 주력 산업인 기계 조선산업이 쇠퇴함에 따라 이를 대체해 미래 세대가 먹고살 '5대 신성장동력 산업'들이 하나하나 영글고 있다. 경남미래 50년을 책임질 5대 핵심 사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2014년 말 동시 유치에 성공한 ▷항공(사천·진주) ▷나노융합(밀양) 국가산단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가 각각 1.44와 1.19로 나와 내년부터 착공된다. 해양플랜트(거제) 국가산단은 주민설명회 및 공람을 끝내 올 연말께 산업단지 계획안을 승인받는 대로 사업에 들어간다.

창원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은 2014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집적지 조성 등 21개 사업에 8529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부의 한방, 동부의 양방, 남해안의 해양 항노화 산업벨트 구축의 기반도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권의 성장과 발전의 롤 모델인 서부대개발은 지난해 12월 진주 옛 진주의료원 자리에 서부청사를 개청하면서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도는 서부대개발 사업의 중추도시인 진주·사천을 인구 100만 명의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 진주시 초전동 신도심 개발은 물론 항공산업 특화단지, 뿌리산업단지, 항공정비산업(MRO) 등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 조선업발 경기 침체 대책 필요

채무 제로 달성, 국가산단 3개 동시 유치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조선업 위기 극복,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홍 지사 후반기 도정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남 도정이 부채 줄이기에 매달린 나머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문화예술 활성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지역 숙원사업 등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남미래 50년과 서부대개발의 화룡점정이 될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181.6㎞) 조기 착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현재 KDI가 남부내륙철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B/C가 낮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홍 지사가 대표적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무산된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사업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약과 정책 추진 과정의 투명성은 물론 주민 의견수렴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도정 안팎에서 들려온다. 1년 이상 허송세월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웅동관광레저단지조성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해 지역 주민의 상실감을 다독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선·해운업 분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형 조선소를 비롯한 조선 관련 업체가 밀집한 경남지역의 실업대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발표된 경남의 실업률이 3.7%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 이를 뒷받침했다. 정부 대책과는 별도로 경남도 차원의 조선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도정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채무 제로 달성과 경남미래 50년 사업 기틀 마련 등 도정 전반기의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문화와 복지, 환경이 어우러진 행복한 경남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

◇ 홍준표 경남지사 주요 공약 및 추진사항 구분 공약 추진상황 신성장 동력 항공산업 국가산단 조성 예타 통과 내년 본격 추진 나노융합 국가산단 조성 예타 통과 내년 본격 추진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 창원산단 구조고도화 스마트혁신지원센터 등 사업 선정 항노화산업 추진 항노화 의생명 R&D 센터 구축사업 선정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추진 무산→ 웅동관광레저단지로 조성 서부대개발 서부청사 건립 및 공공기관 이전 서부청사 이전 개청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조기 착공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서민복지 홀로사는 어르신 공동생활 가정 확대 공동생활 가정 73개소 설치 저소득층 노인 시력 찾아드리기 개안수술 261명·안과검진 86명 경남 희망울타리 구축 시행계획 수립 및 지키미 구성(8451명)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창출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 기업트랙 개설 1484명 취업 SOC 창녕 ~ 현풍 고속국도 확장 및 대합IC 신설 대합IC 설치 조기 착공 내년 국비 반영 ※자료 : 경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