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이대우 교수가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신공항 입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교수들은 분지에 위치한 밀양은 이착륙한 항공기의 날개 끝에서 발생하는 와류 현상이 심해 다음 항공기의 이착륙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공항의 기능 제한 문제를 부각시켰다.

김해공항의 경우 국내선 일반 기종을 기준으로 항공기의 이착륙 직후 와류 현상으로 인해 90초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 와류 현상이 심해져 대기시간이 10초 연장되면 시간당 이착륙 횟수가 4회 줄어들고, 20초가 연장되면 7.2회가 감소한다는 게 교수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 운항시간인 하루 17시간(오전 6시~밤 11시)을 적용하면 10초 연장될 때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68회 줄어들고, 20초 지연 시에는 96회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우 교수는 "해안도 와류 현상이 있지만 기류가 분지 지형에 비해 안정적이다. 하지만 분지는 와류 소멸시간이 길어져 슬롯(시간당 활주로 용량)이 줄어들어 공항 기능에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항공학적 검토를 적용할 때 산봉우리를 4개만 깎으면 된다는 대구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캐나다 출신의 버나드 파란 교수는 "(부산대 항공우주학과의) 자체 평가로는 산봉우리 20개를 절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지 절취 비용 급증에 따른 사업비 측면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밀양 인근 산 10개, 산봉우리 27개를 절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교수들은 확장성 문제도 거론했다. 신공항이 완성될 10년 뒤에는 항공기술의 발달로 대형 항공기 기종이 증가함에 따라 활주로 수와 길이의 확장성이 보장되는 공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시가 공항 컨설팅 전문기관인 영국 에이럽(Arup)에 의뢰한 신공항 용역 3자 검토 내용을 보면, 확장성에서 가덕은 밀양과 비교해 우위를 보였다. 활주로 1개로 계획된 가덕은 수용량(이용객)이 3040만 명으로 예측되지만 활주로를 평행하게 2개로 확장하거나 국수봉을 깎아 T형으로 확장하면 수용량은 각각 6080만 명과 4560만 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활주로 2개로 설계된 밀양은 공간적인 제약 탓에 근접 평행활주로라는 확장성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량은 4390만 명으로, 가덕이 확장했을 때의 수용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교수들은 신공항이 밀양으로 선정되고 김해공항이 폐쇄되면, 부산시민뿐 아니라 대구시민도 밀양으로 이동해 항공기를 이용할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선인 밀양~서울 노선은 개설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