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 교통문화 조성 힘모아야

"'부산에서 운전 조심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 말을 실감하겠더군요. 이면도로에서도 쌩쌩 속도를 내고 방향등도 안 켜고 차선을 바꾸고…. 정말 무서워요."(공기업 직원 정영철 씨)

자신에게 경적을 울렸단 이유로 도로 한복판을 질주하는 보복운전과 난폭운전을 일삼고, 방향지시등 준수 같은 기본적인 교통질서도 지키지 않아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것이 '무법천지' 부산 교통의 현실이다. 부산시가 꾸준히 예산을 들여 불편한 도로 환경을 개선하고, 대중교통 시설을 늘리며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지만 아직 시민이 체감하는 부산의 교통은 불편하고 위험하다. 시민이 체감하는 부산 교통은 왜 열악할까. 바로 '교통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해서다. 교통 인프라가 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교통에 관한 올바른 인식과 실천, 바로 교통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07년 버스준공영제 도입 이후 버스 노선 확대와 대중교통 환승체계 구축, 버스 도착 알림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버스 타기는 한결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이 버스 대신 승용차로 출퇴근한다. 버스 운행뿐 아니라 승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승객 역시 버스를 탈 때 기본 에티켓을 지키는 버스 문화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 내년에 개통하는 '다대선(하단~다대포)'을 시작으로 도시철도망이 서부산권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도시철도 사고는 시민을 불안하게 해 안전한 도시철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이 교통 선진도시로 탈바꿈하려면 민관이 그에 걸맞은 교통문화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 시는 교통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하고, 교통 규제기관은 교통질서 준수를 위해 단속과 계도를 병행하며 시민의 인식을 개선시켜야 한다. 시민의 동참도 필수적이다. 동의대 신용은(도시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교통정책이 시설 투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교통 서비스를 어떻게 고도화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본지는 부산시, 부산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손해보험협회, 부산교통공사와 공동 기획으로 '행복한 교통도시 부산' 시리즈를 연재한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