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예방·승객 안심 환경 마련

- "운항횟수 감소 뒤따라야 효과"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신규 항공기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LCC가 신규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LCC가 보유한 항공기의 기령이 오래됐고, 이에 따라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그러나 항공기의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려면 기령 낮추기 못지않게 여유 비행기를 확보해 무리한 운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CC 잇따른 항공기 도입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LCC는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낡은 항공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의 평균기령은 9.43년으로 조사됐고, 아시아나항공은 10.11년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LCC의 평균 기령은 ▷제주항공 11.04년 ▷진에어 11.35년 ▷에어부산 14.49년 ▷이스타항공 13.93년 ▷티웨이항공 9.91년으로 조사됐다.

LCC 중 항공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에어부산이다. 에어부산은 올 상반기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한 데 이어 하반기에 4대의 항공기를 더 들여올 예정이다. 지난 4월 보잉사의 기종 5대를 반납하면서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에어버스 항공기만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말보다 평균 기령이 2년 넘게 줄어든 12.4년으로 집계됐다. 국내 LCC 중 가장 큰 폭으로 보유 항공기의 나이를 낮춘 셈이다. 올 연말까지 19대의 항공기를 보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기체의 신규 도입과 반납을 통해 기령이 업계 평균 수준이 됐다"며 "앞으로도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기령을 꾸준히 낮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총 6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4월까지 3대의 항공기가 도입됐다. 올 하반기에 다시 3대의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현재 기령은 10.7년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에 비해 0.34년이 줄어들었다. 올해 연말까지 총 26대의 항공기를 운용할 계획이다.

진에어의 평균 기령은 11.2년. 지난해 말보다 0.15년이 줄었다. 지난해 3월 보잉 737-800 기종을 들여온 데 이어 올해 보잉사 항공기 2대를 더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20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보잉737 계열 기종이 17대이며, 다른 LCC와 다르게 중형항공기인 보잉 777 계열 기종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평균 기령은 지난해에 비해 0.93년 젊어진 13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기령이 늘어난 곳이다. 지난해 말 평균 기령은 9.91년으로 조사됐지만, 현재 기령은 10년으로 0.09년 더 노후화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체가 노후화되면 자잘한 사고가 자주 일어날 수 있다"며 "평균 기령이 낮아진다는 것은 승객들이 심리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령보다 운항횟수를 낮춰야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기령을 낮추는 것보다 운항횟수를 줄이는 것이 LCC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상 항공기 기령에 따라 운항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는 항공기는 부품 교체와 정비 등이 주기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사실상 관리만 잘 된다면 기령에 상관없이 띄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는 기본적으로 항공기가 땅에 머무르는 시간만큼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LCC는 국제선 노선 사이에 제주노선 등을 끼워넣어 운항률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모 항공사의 김해공항 국내선 발권대 셋방살이(본지 지난해 11월 19일 자 8면 보도)인데, 이는 항공기를 놀리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