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범죄'는 피의자와 피해자와의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거나, 범죄 자체에 이유가 없이 불특정의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살인 등의 범죄 행위를 말한다.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20대 여성이 전혀 모르는 남자가 휘두른 흉기에 희생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게 며칠이 지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여성들의 불안감과 사회 안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터에 부산서도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 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이제는 거리조차 마음대로 걷지 못하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는 67세 남자가 경기도에서 여행 온 62세 여성을 느닷없이 주먹으로 때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자는 경찰에서 "길바닥의 담배꽁초를 주워 손이 더러워지고, 나눠주는 기념품을 받지 못해 화가 나 피해 여성을 보고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동래구 명륜동에서는 53세 남자가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20대와 70대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때리는 일도 있었다. 붙잡힌 피의자의 몸에서는 드라이버 가위 등이 나왔고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

부산에서 일어난 '묻지 마 범죄'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건 모두 대낮에 인파가 붐비는 비프 광장과 대형마트 앞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범죄 동기나 이유는 추후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힘없는 여성을 분풀이 상대로 겨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적 소외와 생활상의 어려움, 정신적 장애 등으로 인한 분노를 상대적 약자에게 폭력적으로 분출한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어떤 관계도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극한 상황에 내몰려 자제력을 잃고 범죄를 저지른 전형적인 범죄 유형인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의 묻지 마 범죄가 사회문제가 된 것은 한둘이 아니다. 조현병은 외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부조화된 환각, 망상, 환영, 환청 등을 경험하고 대인 관계에서 지나친 긴장감 혹은 타인의 시각에 대한 무관심, 기이한 행동을 보인다. 이로 인해 사회활동과 가족관계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그렇다고 모든 조현병 환자를 예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실제로 가해 위험성이 자해 위험성의 100분의 1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들에 대한 치료 차원의 대책을 서두르는 한편 범죄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신동현 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은 사랑의 묘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는 말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사랑이 식어 버린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조명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남아프리카의 어느 보육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보육원 어린이들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가고 있었답니다. 유엔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사들을 선발해서 그 보육원으로 보내게 되었지요.

병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던 의사들은 이것이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의 생각은 옳았습니다. 그 보육원에서는 아이들을 먹이고 재울 뿐, 우리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이 없었지요. 드디어 의사들의 처방이 내려졌습니다. "하루에 세 번씩 안아 주고 키스해 주고 귀여워해 줄 것." 이 처방대로 아이들을 대하자 아이들은 원기를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랑이 식어 버린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랑이 식어 버린 사회는 더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어쩌면 사랑이 부족해서, 외로워서, 사랑을 받고 싶어서 잘못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사회가 나와 남을 함께 사랑하며 살아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눈높이에서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