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와 대학병원 5개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재단 운영 비리 실태가 검찰 수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백병원 간납업체 A 사 전 대표(구속)와 공모해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시설운영자금 30억 원을 주식 구입 등의 명목으로 임의 소비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백낙환 인제학원 전 이사장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30일 인제학원 운영 비리와 관련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했다.
백 전 이사장은 A 사 전 대표와 공모해 부대시설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10억 원 이상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도 기소됐다.
A 사 전 대표에게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거액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를 받고 있는 해운대백병원 부대시설 관계자 3명과 의료기 납품업체 임원도 모두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또 특정 의약품 처방 대가로 1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된 해운대백병원 주모 교수의 수사 결과도 발표했다.
검찰은 주 교수가 의약품 판매업자에게 운전 등 온갖 개인 심부름을 시키면서 접대를 받았고, 이 업자는 주 교수와의 친분을 내세워 특정 의약품 수수료를 개당 30%나 받기로 하는 독점판매 대행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 업자는 이후 주 교수에게 자신과 계약한 특정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해줄 것을 청탁했고, 이후 주 교수는 이 업자에게 외제승용차 할부 구입비를 지급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특히 이날 수사결과에서는 해운대백병원의 채용 비리 실태가 발표돼 적잖은 충격을 줬다. 검찰도 이례적으로 이 부분의 수사 결과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이 병원 행정부원장은 자신의 딸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 문제와 답안을 면접위원인 경리부장에게 받았다고 검찰은 말했다. 이후 행정부원장은 딸에게 답안을 그대로 전송해 외우게 했고, 면접대상자 12명 중 11등이었던 딸은 3등으로 순위가 급등해 채용됐다.
검찰은 이 같은 범행은 역대 최고 청년실업률과 금수저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짜놓은 각본에 따라 수많은 지원자들을 들러리로 전락하게 해 기회의 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당시 행정 신규직원 3명을 뽑는 공채에 328명이 지원해 109대 1의 높은 경쟁률 속에 이 같은 범행이 있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지역 의료계 종사자들이 의료 기기 및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추가로 포착하고, 이와 관련한 대대적 수사를 공언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