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효 서명 유권자 10% 넘으면

- 주민투표 8월 말께 치러질 듯

- '도교육감 소환'은 사실상 매듭

검찰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조작 사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 사건 수사는 종결됐다.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건은 선관위가 서명부 검수 작업을 하고 있는 등 '현재진행형'이다. 애초 '주민소환 맞불'로 시작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서명부 조작 사건이 불거지고 홍 지사 측근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홍 지사는 지난 3월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창원지검 공안부는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조작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송치한 총 34명 가운데 28명을 기소하고 허위 서명에 가담했던 경남개발공사 인턴사원 등 5명은 불기소, 수사 결과 허위 서명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1명은 무혐의 처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이는 홍 지사의 측근인 박재기(58·구속)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등 모두 28명이다.

검찰은 박권범 전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에게 개인정보를 빼돌려달라고 요청한 박 전 사장을 구속기소했다. 박 전 사장은 박 전 국장에게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빼돌려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박 전 국장, 도 복지보건국 사무관, 모 산악회 지회장과 산악회원, 경남개발공사 직원 등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서명부 허위 서명을 지시하거나 범행을 숨기려고 허위 진술하는 등 허위 서명에 주도적으로 개입·가담한 혐의다.

검찰은 개인정보를 많이 넘긴 병원 관계자 2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서명부 조작에 가담한 도 공무원 2명과 경남개발공사 직원, 개인정보를 전달한 병원 관계자 등 18명은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벌금 300만 원부터 2000만 원까지 약식기소했다.

이로써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도교육감 주민소환 청구인 서명부에 허위 서명을 했다며, 지난해 12월 28일 5명을 고발함에 따라 시작된 수사가 5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도선관위는 학부모와 시민단체, 야당 등으로 구성된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지난해 7월부터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 '성완종 게이트' 등의 사유로 120일간 서명운동을 벌여 제출한 35만여 명의 서명부에 대한 검수 작업을 지난 9일부터 하고 있다. 서명자 수는 주민소환 청구 요건인 도내 유권자 10%(26만7416명)보다 8만여 명 많은 숫자다. 도선관위는 300명 남짓한 인력으로 35만여 명에 달하는 서명자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탓에 서명부 검토에 2~3월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효 서명부가 유권자 10% 이상이면, 선관위는 홍 지사 주민소환 투표를 발의하게 되는데, 그 시기는 7월 말 정도로 예상된다. 주민소환 투표가 발의되면 홍 지사는 직무 정지되고 투표는 한 달 뒤인 8월 말께 치러지게 된다. 주민소환 투표는 유권자 3분의 1(투표 발의일 기준, 90만 명 안팎 예상) 이상 참여해야 유효하다. 투표율이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면 그 주민소환 투표는 무효가 된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