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규모·기능을 결정하는 정부 용역에 대한 최종 발표가 애초 예정됐던 6월 말보다 10일 이상 앞당겨질 전망이다. 신공항 입지를 놓고 부산과 경남·울산·대구·경북 지역 간 갈등이 재확산된 상황에서 정부가 용역 결과를 예정대로 발표하거나 더 늦추면 갈등 확산으로 정부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덕 신공항 조감도(왼쪽), 밀양 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는 27일 "신공항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며 "1년간의 용역 계약 만료일은 다음 달 24일이지만 그 이전에 마무리되면 그 용역 결과를 즉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25일 한국교통연구원과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계약하면서 용역 기간을 1년으로 정했다.

이번 용역을 진행 중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책임자인 쟝 마리 슈발리에 선임연구원은 이날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용역 결과에 대한 발표(시점)와 최종 결정은 국토부가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측은 용역 연구팀에 모두 일임한 상태이며 결과도 연구팀이 직접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최종 입지를 무조건 선정해 발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영남권 신공항 수요조사 용역'과 '제주 제2공항 용역' 실시 때에는 용역이 마무리된 이후에 며칠 동안 조사를 분석해 정부 입장을 최종 발표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보면 애초 이번 용역의 발표 시점은 다음 달 말 이후로 점쳐졌다.

신공항 최종 입지가 결정되면 내년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와 2018년 기본 계획수립, 2019년 설계 작업 등을 거쳐 이르면 2020년 착공이 가능하다.

이처럼 국토부가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 발표를 서두르는 것은 사실상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국토부를 비롯해 한국교통연구원과 ADPi는 지난 25일과 26일 부산권과 대구권 전문가 자문회의를 연 데 이어 27일에는 수도권 항공 전문가들을 불러 과업지시서에 명시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 세 차례의 자문회의 역시 '형식적 절차'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번 사흘간의 자문회의 내용에 대해 각 시·도 간부들과 회의장 참여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보안각서를 쓰도록 했고 철저하게 함구하도록 강요할 정도로 보안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런 가운데 신공항 후보지인 '가덕도'와 '밀양'을 각각 지지하는 부산과 대구권 지방자치단체는 연구 용역 결과 발표 시점이 다가오자 막판 여론전을 펴고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