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노후화된 불량 건물이 밀집돼 도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역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도심부의 불량 주택 지역 등을 중심으로 도시의 효율적인 발전을 위해 공공시설을 정비하고 건축물을 개량하는 도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도시 재개발 방식에는 철거, 보수, 보존이 있다. 철거 재개발이란 시가지가 형성된 지 오래돼 노후화된 지구 건물을 철거해 다시 새로운 시가지로 조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수 재개발이란 기존의 건물과 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부분적으로 보수하며 정비하는 방식이다. 보존 재개발은 현재로서는 그런대로 괜찮은 시가지이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면 환경이 악화할 염려가 있거나 역사적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 많은 지구에 대해 도시 시설을 정비·개선하거나 보존할 건축물을 보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가 사적인 부산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 주위로 5914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문화유산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이에 문화재청은 조합 측이 신청한 국가 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6회나 부결했다. 과다한 건축 규모 탓에 역사 문화 환경이 저해된다는 게 이유다. 역사 문화 환경 보존지역인 이 일대는 오랫동안 개발이 제한되면서 부산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혀왔다. 개발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또 다른 걸림돌을 만난 셈이다.

문화재청이 국가사적 보호를 위해 현상변경 허가에 대해 꼼꼼히 심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십 년간 사유재산권 제한 등으로 노후화된 주택에서 살아온 주민들로서는 또다시 문화재 때문에 개발에 발목이 잡혔으니 답답할 만도 하다. 문제는 이처럼 개발과 문화재 보존이라는 가치가 충돌할 가능성을 가진 곳이 부산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둘 다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만큼 각종 개발 과정에서 이는 늘 갈등 요소가 돼왔다. 이번 복천동 주택 재개발 사업 또한 그중 하나다. 주민이나 문화재 모두 피해를 최소화하며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을 자치단체나 정부가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부산시는 문화재 보존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도록 이런 사안에 대해 기본적인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 주체와 문화재청 사이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갈등에 지금처럼 자치단체가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이 불거지면 이미 때는 늦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찮다. 여러 갈등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밑그림 아래 자치단체가 문화재 인근 지역의 개발에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는 게 옳다.

신동현·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철이가 사는 동네는 조그만 마을로 옛날에 지은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대부분의 집이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어느 날 철이는 이상한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친구 길남이네 집안 식구들이 모여 땅을 파헤치고 망치로 벽을 깨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밤에만 말입니다. '왜 낮에 일하지 않고 밤에 불을 켜고 일을 할까?' 철이는 이상해서 지켜보았더니, 커다란 PVC 파이프를 화장실 쪽으로 연결하며 하수구 쪽으로 빼내어 땅에 묻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철이는 영문도 모르고 아버지께 여쭤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길남이네를 다녀오시더니 "돈이 아까워 화장실과 하수구를 파이프로 직접 연결해서 오줌과 똥이 흘러내려 가도록 하는구나. 원 참!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다니…."

그 말을 들은 철이는 환경을 잘 가꾸기는커녕 몇 푼의 돈이 아까워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길남이네 식구들이 미워졌습니다.

우리는 늘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며 인간이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개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