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민 공공재 향유 권리 방점
- 유등축제 진주시와 갈등 예고

경남 진주 남강유등축제 유료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경남도가 일선 시·군의 무분별한 축제 유료화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는 지역의 자연과 역사·문화 등 공공재를 활용한 야외축제는 원칙적으로 무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역 대표축제 유료화 기준'을 마련해 일선 18개 시·군에 권고한다고 23일 밝혔다.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축제 유료화 기준을 만든 것은 경남이 처음이다.

도는 산과 강 등 지역의 자연자원과 오랜 세월 축적된 역사·문화자원 등은 공공재로, 지역 주민은 물론 모든 국민이 향유할 권리가 있는 만큼 야외에서 개최하는 축제는 원칙적으로 무료로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도는 지역 대표축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잔치로, 지역민에게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라고 무료화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도의 이번 축제 유료화 기준 권고를 적용할 경우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남강이라는 지역의 자연자원과 오랜 전통을 가진 유등 띄우기 등이 결합된 행사로, 원칙적으로 무료화 대상이다. 이에 따라 도와 진주시 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0월 개최하는 남강유등축제의 전면 유료화 방침을 밝혔다. 창원시도 마산가고파문화축제와 진해군항제 유료화를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 17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본지 지난 19일 자 10면 보도)에서 '옥외 축제를 유료화한다고 남강변에 가림막을 치고 돈을 받는 것은 얄팍한 장삿속에 불과하다'며 남강유등축제 유료화 방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도 장순천 관광진흥과장은 "최근 지역 대표축제 유료화를 둘러싸고 찬반이 엇갈리면서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도의 권고로 유료화를 둘러싼 논란이 불식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시 측은 이창희 시장이 외국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이번 도의 지역축제 유료화 기준 권고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분주했다.

배재한 김인수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