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감원없다 약속 파기" 반발

현대중공업이 예정대로 20일부터 기장(과장급)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본지 지난 19일 자 10면 보도)에 들어갔다.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은 이 회사 창사(1973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사담당 임원이 직접 노조를 방문해 생산직에 대해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통보했다. 기간은 20일부터 2주간이며, 대상은 20년 이상 근무한 과장, 차장, 부장급인 기장 기감 기정 등 2100여 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생산직 7급 기사로 입사해 6급, 5급, 4급, 기원(대리급)을 거친 현장 근로자 출신들로 생산직 간부여서 비조합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무직 과장급 이상에 대한 희망퇴직 조건을 보고 생산직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확대·적용해 달라는 건의가 잇따라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대상을 확대했다. 퇴직자의 분사, 창업, 취업 지원 등 대체 일자리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조선 관련 4개 계열사도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조건은 최대 40개월치 기본급과 퇴직 시(만 60세)까지 기준으로 한 자녀 학자금 지급 등이다. 생산직 희망퇴직 조건도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예상되는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 대상을 생산직으로 확대한 것은 그만큼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은 경영 악화로 이미 지난해 1300여 명의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고 사장단은 급여 전액, 임원은 급여의 절반을 반납했다. 이어 올해도 지난 3월 임원의 25%를 감축하고 부실 해외법인 정리와 주식 지분 및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처분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을 해 오고 있다.

한편 노조는 "조선 부문 핵심 기능인력을 원칙도 없이 무책임하게 내쫓으려고 한다. 특히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