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 예산 확보도 안됐는데

- 알맹이 없는 장기계획 나열

- 지역 내 관련산업 기반 약해

- 시장 창출·고용효과도 의문

부산시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서비스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 이는 최근 조선과 기계 등 지역산업을 떠받치던 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R&D(연구개발), IT 서비스,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 지식기반산업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 내 서비스산업 수요가 적고 관련 기업의 체질이 허약한 상황에서 '틀에 박힌' 지원책으로 시장 창출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앞으로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할 산업구조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면서 실속 없이 장기 계획만 나열했다는 시각도 있다.

시는 오는 2020년까지 동남권 비즈니스 서비스시장을 주도할 100대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17일 밝혔다. R&D, 엔지니어링, IT서비스, 디자인, 법률 회계 시장조사 컨설팅 분야의 전문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0개 기업을 선정해 5개 사업에 6억50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고용우수기업 지정 ▷부산형 히든챔피언 육성 ▷신기술박람회 개최 ▷청년취업 인턴사업 등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지원정책을 서비스산업에 확대하고 의료, 영상·콘텐츠, 관광·마이스, 물류, 디자인, ICT, 금융 등 7개 분야를 부산의 대표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시는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지역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동남권의 시장도 흡수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역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기존 제조업 지원정책을 단순히 '이식'하는 차원의 육성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또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이 현재로서 거의 확보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R&D 기획과 컨설팅, 시험·분석 평가, 특허 등 종합적인 사업화를 지원하는 R&D 서비스다. 지역 기업들이 원청업체의 벤더거나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을 주로 하는 한계로 인해 R&D 투자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시 김윤일 신성장산업국장은 "서비스산업 지원을 위한 첫 시도여서 우선 지원제도 개선 위주이며, 효과가 나기까지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며 "단순 서비스산업이 아닌 제조업과 연관된 전문적인 서비스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어서 양질의 고용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