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몰아진 강한 비바람 탓에 항공기 결항, 항구 하역작업 중단 등 피해가 잇따르며 부산의 하늘과 바다가 멈췄다.

　부산기상청은 3일 새벽 2시30분부터 시작된 빗줄기가 거세져 오전까지 20㎜ 안팎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에는 강풍경보가 발효돼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김해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은 이날 오전 7시30분을 기해 36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초속 18m가 넘는 바람이 불면서 부산 신항에서는 선박 입출항이 통제되고 부두의 하역작업도 중단됐다. 북항과 감천항도 선박 입출항을 통제했으며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쾌속 여객선도 발이 묶인 상태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45분 사이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할 예정이던 선박 9척 가운데 7척이 결항했고, 입항이 예정된 9척 중에서도 소형선박 6척이 결항했다. 영도구와 강서구 해안가에는 높은 파도를 피해 1680척의 배가 모여들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온천천이 범람해 일대 산책로를 뒤덮었으며, 오전 7시40분부터는 온천동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도로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출근시간대 주요 도로에서는 추돌 사고가 잇따랐다.

　부산시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24건의 강풍·폭우 피해 현장에 투입됐다. 단시간 쏟아진 비에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강풍에 노출돼 위태로운 간판·현수막·베란다 난간 등에 대한 안전조처가 잇따랐다. 오전 8시57분에는 사상구 괘법동에서 60대 남성이 바람에 넘어진 주차금지 간판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나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인근의 건물 신축 현장에서는 크레인 붕괴 우려에 따라 주변 반경 30m 출입이 통제됐다. 오전 9시17분에는 북구 화명동에서 금정산성길을 오르던 1t 트럭이 빗길에 미끌리면서 왼쪽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다행히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다.

　부산기상청은 "비는 3일 오후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4일까지 해안과 산간 지역에 시간당 20㎜ 이상이 비와 강풍이 예상된다"며 시설물 안전 관리와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