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절약 장점 젊은 층에 인기
- 맞벌이부부 육아문제도 해결
- 주방·텃밭 함께 쓰며 일상 나눠
최근 국토교통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곳곳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지만, 여전히 서민들에게는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거공간을 함께 나눠 쓰는 '공유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公有)는 나 혼자가 아닌 함께 소유한다는 개념이다.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온 집을 어떻게 함께 소유할 수 있을까? 공유주택이란 무엇이며,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선진국 먼저 선택한 공유주택
영어로는 '셰어 하우스'(share house)라 불리는 공유주택은 일본, 미국, 영국과 같이 도심 인구가 밀집해 주거공간이 부족한 선진국에서 먼저 시행됐다.
다수가 한 집에 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면서 거실과 화장실 욕실 등을 함께 쓰는 형태이다.
특히 1, 2인 가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공유주택이 퍼지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예능 프로그램인 '테라스 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오사카는 '서부지역 마을만들기위원회'가 시에 공식적으로 건의해 시가 소유한 토지를 공유주택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도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유주택 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CNN방송이 2011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공유주택 가구 수는 무려 20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런던 시민의 15%가 주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될 만큼 공유주택이 널리 퍼져있다. 공유주택에 입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은행이 대출을 주선할 정도로 집을 함께 나눠 쓰는 문화가 보편화했다.
집값 비싸기로는 이들 못지않은 한국 역시 최근 들어 20, 3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공유주택에 거주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는 대학생들과 젊은 신혼부부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부산에서도 청년 공유주택 '잘자리'가 첫 번째 사례로 문을 열었다(국제신문 지난 1월 4일 자 11면 참조).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있는 2층 주택을 빌려 4명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잘자리'는 앞으로 부산대 등 대학생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점차 넓혀나갈 예정이다.
■나눠 쓰며 더 큰 행복을 누리다
여전히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지만, 공유주택은 빠르게 도심 속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과 함께 집을 나누어 쓴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도 그것이 갖는 장점은 참으로 크다.
나 홀로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공유주택을 찾는 이들은 단지 저렴한 집을 얻기 위해서라는 목적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희망한다. 특히 개인적인 독립공간은 보장되면서,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지 않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공유주택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일본 도쿄의 공유주택인 '오이즈미가쿠엔'은 13가구의 사람들이 주방과 옥상 텃밭 등을 공유하면서, 요리와 여가를 함께한다.
서울 성미산에서 4호점까지 개설한 공유주택 '소행주'는 공동 육아, 교육, 식당, 병원시설 등을 갖춰 젊은 부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인 맞벌이 부부들에게 이와 같은 공유주택은 단순히 집을 나누는 것의 의미가 아니라, 사람과 일상을 함께 나누는 개념으로 다가오고 있다
빽빽하게 고립된 고시원보다는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공유주택을 선호하는 것은, 사회에서 생활해 온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함께 나눠 쓰는 사람들. 어쩌면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가까이에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아닐까?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생각해 볼 점
최근 들어 도시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을 함께 나눠 쓰는 공유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집을 나눠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리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볼까요?
-공유주택이란?
-공유주택이 갖는 장점은?
-집 이외에 나눠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