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불황 거제·통영 등지
- 황금연휴 맞아 휴가지로 추천
홍준표(사진) 경남지사가 2일 직원 정례 조례에서 "주말에 출근하는 실·국장은 도정연구관으로 인사 조처하겠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홍 지사는 매월 홀수달 첫날에 열리는 전체 직원 조례에 참석해 가정의 달 5월 첫 주에 나흘간의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열심히 일하고 놀 때 맘껏 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저녁에 도청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불이 켜진 사무실이 많다"며 "야근하지 마라. 낮에 열심히 일하면 야근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요즘도 주말에 사무실에 나오는 실·국장들이 있다고 하는데…. 주말에 나오는 실·국장은 못된 ○○다"며 "주말에 나오는 실·국장은 도정연구관으로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홍 지사는 휴일에 별 할 일도 없으면서 실·국장이 사무실에 출근하니 과장들이 나오고, 계장과 직원들이 줄줄이 불려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곧바로 신대호 행정국장에게 "주말 출근하는 간부가 있는지 파악하라"는 특별지시까지 했다.
홍 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조례에 참석했던 공무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홍 지사가 휴일 출근하는 실·국장을 보내겠다는 도정연구관은 실국장 및 과장급 간부 중 보직 없이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연구 활동하는 공무원을 말한다. 주로 실적이 떨어졌거나 홍 지사의 눈 밖(?)에 난 인사가 배치되는 '유배지' 또는 '험지'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또 "이번 주는 사흘만 일하면 5일 어린이날부터 8일 일요일까지 나흘간 쉴 수 있다"며 "조선업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도내 거제 통영 사천 고성 등지로 가족들과 휴가 갔으면 좋겠다. 우리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주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홍 지사가 정례 조례 자리에서 전 직원에 공개적으로 '야근금지'와 '간부들 휴일 출근금지' 지시를 내리자 직원들은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야근과 휴일 출근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경남도청의 한 6급 공무원은 "특별한 업무가 없어도 늦게 퇴근하거나 휴일 출근하는 간부들이 여전히 있다. 간부들이 먼저 휴일에 출근하지 않고, 야근도 원칙적으로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추가 근무수당을 받으려고 할 일 없이 밤늦도록 사무실에 남아있는 하위직 공무원 역시 아직 상당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출퇴근 기록 방식이 종이에서 카드인식기로, 이제는 지문인식기로 바뀌어 엄격해졌지만, 이러한 구태는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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