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 결의…정부 결단 촉구

- 민자유치해 남는 재원으로
- 대구 군공항 이전 돕는 방식

다음 달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에 관한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신공항 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부산과 대구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정부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1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시 실·국·본부장 등 30여 명이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후보지를 찾아 신공항 입지와 규모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서 시장은 1일 시 실·국·본부장 등 30여 명과 함께 강서구 가덕 신공항 후보지 현장을 방문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국회의원과 노기태 강서구청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서 시장은 현장에서 브리핑을 받은 뒤 연대봉을 산행하면서 신공항 유치 결의를 다졌다.

서 시장이 가덕신공항 후보지를 찾은 것은 2014년 2월 이곳에서 부산시장 선거 출정식을 한 뒤 처음이다. 지난해 신공항 관련 5명의 시장·도지사가 정부의 입지 선정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치 활동을 자제한다는 협약을 한 다음 서 시장과 시는 다른 시·도를 자극할 수 있다며 신공항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입지 선정 발표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서 시장은 이날 시의 모든 실·국·본부장을 가덕 신공항 후보지로 불러모을 만큼 '공개적으로' 신공항 유치에 대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은 반드시 가덕에 건설해야 한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안전한 공항은 가덕이 최적의 입지"라며 "이 자리는 정책결정권자에게 부산에서 신공항이 지닌 의미와 (가덕 신공항 유치 실패 시 야기될) 엄중한 상황을 알리기 위함이다. 정부가 정무적 판단을 개입하지 않고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따져 입지를 결정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 시장은 이 자리에서 가덕 입지를 전제로 부산과 대구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상생방안을 언급(본지 지난달 6일 자 1면 등 보도)했던 서 시장이 이번처럼 공개 석상에서 정부에 상생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은 가덕 신공항 유치에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시 안팎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서 시장은 신공항 입지 결정에 대해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과 대구가 신공항 유치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정부가 가덕 또는 밀양 등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인 결정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만큼 탈락한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민자 유치를 포함해 신공항 입지를 가덕으로 결정하고 정부가 전체 재원을 쪼개 대구의 군 공항(K-2) 이전을 지원하는 등 신공항 입지 결정으로 촉발될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될 경우 대구와는 달리 부산은 신공항의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다. 서 시장은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라 부산과 대구 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양쪽이 만족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하루속히 마련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서 시장이 가덕신공항 유치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물론 가덕 입지 결정을 전제로 한 상생방안을 공식적인 신공항 해법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