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청년 등 수천 명 참여해
- 걸음수·모금액 합산 2100만 원
- 지진 피해 복구 성금으로 전달

남아메리카 에콰도르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를 기리고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행사가 부산에서 마련됐다. 남구에서 열린 행사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 대학생 등 수천 명이 참여했다.

에콰도르 지진 희생자를 애도하는 '제1회 UN 피스로드, 프레이 포 에콰도르'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이 29일 오전 학교를 출발해 부산 남구 유엔평화기념관까지 걷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29일 오전 10시 경성대 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 800명가량의 대학생과 청년이 경성대 앞에 모여들더니 곧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경성대 일대 약 4㎞를 행진하며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정비를 한 뒤 UN평화기념관 앞 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청년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성대뿐 아니라 부경대, 동명대, 부산예술대 등 남구에 있는 모든 대학 캠퍼스 부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UN평화문화특구로 지정된 남구에서 열린 '제1회 UN 피스로드, 프레이 포 에콰도르'라는 볼런페인이다. 볼런페인은 자원봉사자(volunteer)와 캠페인(campaign)을 합성한 개념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봉사활동이 되는 행사를 뜻한다. 참여자 걸음과 모금액을 합산해 2100만 원가량 모인 후원금은 에콰도르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으로 전달된다. 참여자들은 각 대학 캠퍼스부터 집결지인 UN평화기념관 앞 광장까지 걸었다. 각 대학 대학생들이 행진한 거리의 총 길이는 21㎞다. 21이라는 숫자는 6·25전쟁 당시 연합군으로 참전해 우리나라를 도왔던 우방국들의 수를 의미한다.

거리 행진과 환경 정화를 마친 이들은 기념식을 연 뒤 UN평화기념관 내부를 견학하며 6·25전쟁 참전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도 가졌다. 기념식에는 새누리당 김정훈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종철 남구청장과 4개 대학 총장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에콰도르 지진 피해 희생자를 애도하는 한편 "유엔평화문화특구에서 마련된 뜻깊은 첫 행사에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한다. 남구에서 이처럼 뜻깊은 행사가 계속해서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인 남구가 유엔평화문화특구로 지정되고, 이곳에서 볼런페인이 개최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경성대 김기균 총학생회장은 "4개 대학 총학생회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데 모였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함께 활동한 덕에 대학 간 교류 활성화의 의미도 있는 행사였다"며 "참여자들의 염원과 성금이 에콰도르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