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제도 10년…박보검 등 연예인도 피해가지 못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시행 10주년을 맞았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로 개인회생을 중심으로 한 채무자 구제제도(신용회복제도)의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화려한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연예인의 사례 역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박보검(23)은 어린 시절 가정 형편으로 채무 연대보증에 이름을 올렸다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면책 신청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3월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지만, 6개월 만에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 파산 절차가 종료됐다. 인기가도를 달리는 신인이 어린 시절 연대보증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누리꾼의 큰 관심을 얻었다.

영화감독으로 전향했던 코미디언 심형래(58)는 영화 '디 워'를 성공적으로 개봉했지만 영화 제작 과정에서 생긴 대출금 채무를 감당하지 못했다. 후속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결국 심 감독은 회사 직원의 임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돈 문제로 형사 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하기도 한 그는 결국 법원에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했다. 법원은 2013년 3월 파산을 선고하고 5개월 뒤 면책을 허가했다. 그가 탕감받은 채무 규모는 170억 원에 이른다.

가수 송대관(70) 역시 빚 때문에 고초를 겪다 회생 절차를 받았다.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상당한 재산을 모았지만, 송 씨의 부인이 벌였던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이 실패하며 부인 대출금 채무 연대보증에 따라 빚을 떠안았다. 2013년 6월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고, 소유하던 주태과 토지 등을 팔아 빚을 갚았다. 법원의 결정으로 채무액 일부를 탕감받았다.

1990년대 히트곡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등으로 인기를 얻은 가수 현진영(본명 허현석·45)씨도 2014년 5월 파산면책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수입이 없고 건강상문제로 연예기획사에 진 선급금 등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호소했고, 결국 파산 선고와 함께 면책이 허가돼 4억 원가량의 빚을 탕감받았다.

농구스타 박찬숙(57) 씨는 파산 회생 제도를 악용한 경우로 꼽힌다. 그는 2014년 지병 수술 등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입이 줄었고 채무 12억7000만 원을 갚지 못하겠다며 파산·면책 신청을 했다. 그러자 채권자들이 거짓 신청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이 조사에 나서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조사 결과 박씨는 농구교실 강의를 하며 월 200만∼300만 원을 번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지난달 박 씨의 파산·면책 신청에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