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중간 결과발표 약속 어기고
- 수색 20여일 지나 늑장수사 비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는 데 연루한 의혹을 받는 박치근 경남FC 대표이사가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다. 박 대표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20여 일 만이다. 박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조사를 받는 만큼 수사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박 대표에게 12일 중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박 대표는 서명부 허위 작성 지시와 관련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문서 위조,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대표를 상대로 서명부 허위 작성에 사용한 2만4000여 명분의 주소록 출처, 허위 서명부 작성을 지시한 윗선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허위 서명 작업이 진행된 창원시 의창구 북면 공장이 박 대표의 공동 소유로 확인되자 지난달 22일 창원시 성산구 박 대표 사무실과 의창구 북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박 대표의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 CCTV 영상 등을 확보했다. 또 같은 날 경남 거제시내 정모 경남FC 총괄팀장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압수수색 이후에도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늑장수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8일 중앙선관위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뒤 범행 현장에 있었던 여성들을 포함해 관련자 8명에 대한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아직 이렇다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게다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애초 약속도 지키지 않은 데다 경남도선관위에 압수된 2만4000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주소록 출처에 대해서도 정확한 유출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 허위 서명 범위와 연계 세력을 확인할 수 있는 51만4000여 명의 서명부가 폐기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증거인멸 방조'에 해당한다는 지적마저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 대표를 조사한 뒤 대검 공안부와 협의해 서명부 허위 작성에 가담한 여성 5명과 중간 지시자 1명 등과 함께 일괄 신병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