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방문한 조선통신사 행렬을 그린 '조선통신사래조도'. 고베시립박물관 소장

- 600여 년 전 시작된 외교사절
- 한일 유네스코 공동등재 추진
- 상호교류 넘어 평화 유지 한몫
- 방문한 곳곳서 남긴 서화·시문
- 지금까지 총 111건 333점 달해

한국과 일본이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달 29일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한일 공동 등재 추진위원회는 일본 쓰시마시에서 조인식을 하고, 다음 달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접수하기로 합의했다.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는 내년 7월 결정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일 관계는 일제강점기 때 역사적 앙금으로 남아있지만, 조선 시대에 양국의 관계는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600년 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조선통신사, 일본으로 파견되다

	이문섭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왼쪽)와 마츠바라 가즈유키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 이사장이 지난달 29일 일본 쓰시마시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신청서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신문DB

조선이 건국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1404년(태종 4년). 조선과 일본 사이에 외교적인 교류가 필요하게 되자, 태종이 일본의 막부(당시 일본의 무사 정권) 장군에게 공식적인 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였다. '통신(通信)'은 조선과 일본이 서로 신의(信義)를 가지고 교류한다는 뜻이다. 일본 역시 조선으로 '일본국왕사'라는 사절단을 보내 상호 교류를 시작했다.

초기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의 긴 여정을 시작한 이유는 왜구의 소요에 대한 금지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강화와 포로 생환, 일본 국정 탐색에 주안점을 두었다. 1636년(인조 14년) 이후부터는 막부 장군의 즉위를 축하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이처럼 조선통신사는 조선과 일본 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는 나아가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평화공존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조선통신사 사절단은 300~5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에서 출발해 충주와 문경을 거쳐 부산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부산에서부터는 쓰시마 도주(조선 시대 쓰시마섬의 영주를 일컫는 말)의 안내를 받아 시모노세키를 통과해 오사카에 상륙하였다고 전해진다. 오사카에서부터는 나고야, 에도(지금의 도쿄), 그리고 닛코에 이르는 길을 육로로 이동했다. 조선통신사 사절단이 이동하는 곳곳에서는 성대한 향응이 펼쳐졌다고 한다. 심지어 통신사에 대한 접대가 일본의 재정을 압박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환영의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조선통신사 길 따라 문화재 전파

한국과 일본이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와 같은 외교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사절단들이 막부 장군에게 조선 국왕의 국서를 전달하는 데는 대개 6개월에서 1년의 세월이 소요됐다고 한다. 그 기간 사절단은 방문하는 곳마다 서화·시문 등 많은 작품을 남겼고, 이것이 화려한 행렬도를 그린 병풍·판화 등의 형태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귀국 후에도 일본에서 겪은 일들을 견문록 등으로 남기기도 했다. '해행총재(海行摠載)'는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당시 조선과 일본의 외교 및 문화교류의 실상을 상세히 전해준다.

이렇게 전해지는 작품은 지금까지 총 111건 333점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견된 한국 측 자료에는 1811년 조선 시대 통신사 서원 이의양의 '화조도', 통신사 부사 이면구가 일본학자들과 나눈 두루마리 형태의 '봉별시고(奉別詩稿)', 통신사 사자관 피종정이 쓴 글씨가 담긴 시고, 1683년 통신사와 일본 학자들이 주고받은 '수창시(酬唱詩)' 등이 있다.

조선시대는 잦은 왜구의 침입과 임진왜란 등 일본과의 관계가 늘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그런데도 국왕의 국서를 전달하기 위해 바다 건너 먼 길을 떠난 조선통신사 사절단들은 그곳에서 시와 글로 문화적인 교류를 이어나갔다. 조선통신사는 무기보다 더 효과적인 외교 방법이 '문화'였음을 보여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박선미·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강사


# 생각해보기

한국과 일본이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 외교와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한 조선통신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1. 조선통신사의 역할은?

-임진왜란 이전 :

-임진왜란 직후 :

-17세기 :

2. 조선통신사의 이동 경로는?

3. 조선통신사 사절단이 남긴 다양한 작품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작품들의 한자를 해석해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적어봅시다.

-해행총재(海行摠載) :

-봉별시고(奉別詩稿) :

-수창시(酬唱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