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지역 숙원인 동삼하리지구 복합개발사업이 시행사의 보증이행금(18억8000만 원) 미납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영도구는 마감시한인 지난 29일 이행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31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12월 8일 시행사인 소니엘코리아 컨소시엄과 협약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협약상 같은 달 24일 시행사가 구에 이행보증금을 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연말 금융사 업무가 많아 보증증권 발행이 지체된다며 시행사는 마감시한 연장을 요구했다. 구는 이를 수용했지만 2차 마감 시한인 지난 12일에도 시행사는 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또 한 번 연장한 지난 29일 시한도 지키지 못했다. 동삼하리개발은 2014년에도 시행사 측이 영도구에 채무보증을 요구하는 바람에 조례안이 통과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뻔한 위기를 겪었다.

소니엘코리아 측이 보증증권으로 보증금을 납부하려 했으나 보증보험사가 시공업체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면서 보증증권 발급이 늦어진 것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경기 침체로 사업 전망을 어둡게 본 보험사가 건설사에 연대보증을 요구했으나, 건설사가 이를 거절해 구에 보내야 할 보증증권이 발급되지 않았다. 소니엘코리아가 3차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해 앞으로 최후의견진술 기간(마감 후 10일간)에 보증금 미납에 대한 합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구가 사유를 들어보고 더는 사업진행이 힘들다고 판단하면 협약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없던 일이 된다. 구 관계자는 "보증보험사가 요구했던 연대보증 문제는 해결됐고 보험사 이사회의 결재만 남았다. 늦어도 2일까지는 사업 진행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보증금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구의회 등이 사업 초기부터 삐거덕거리는 시행사를 믿지 못해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구의회는 지난 26일 임시회를 열고 동삼하리지구 복합개발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박성윤 구의원은 "전체 사업비의 1%도 안 되는 돈을 못 내는 업체에 개발사업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 염득문 해양수산과장은 "3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은 컨소시엄 참여사 중 교보증권이 담당한다. 사업비 규모와 보증금을 비교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삼하리지구 복합개발사업은 태종대권 종합개발사업 중 하나로 동삼동 하리항 부근 2만3747㎡ 공간을 매립해 내년까지 호텔, 컨벤션, 스파, 마리나 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