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제도는 개인이 어떤 불행을 당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그중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이은 제5의 사회보험으로 불리는 사회보장제도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 증가와 더불어 노인성 질병도 늘어나면서 지금의 가족 구조로는 노인 부양이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 정부는 고령화 문제를 사회적 위험으로 간주하고 지난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제도이다. 수급자에게 배설, 목욕, 식사, 진료의 보조 또는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기 요양 급여를 제공한다. 노인들은 이 제도로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계획적이고 전문적인 장기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부산지역 65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보험 등급 인정자는 전체의 4.6%로 2만2800여 명이다. 이는 전국 인정자 비율 6.6%에 비해 2%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부산의 노인 인구는 전국의 7.5%인데 비해 신청자 수는 6.5%에 불과하다. 부산지역 노인이 자격이 되는데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부산지역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등급 심사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일부의 지적은 타당하다. 부산의 등급심사가 까다로워 타 시·도를 찾는 노인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요양보험 적용이 어려워지자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은 웬만하면 요양병원을 찾게 된다. 그런데 요양병원은 요양원보다 '돌봄'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이다. 요양원은 법의 규정에 따라 적정 수의 요양보호사를 확보해 운영하는 반면 요양병원은 이런 규정조차 없다. 경증질환 노인이 곧바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중증 환자가 되면 재활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요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이어지는 정부 의료 체계가 무색해졌다. 더욱이 요양병원 입원의 남발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복지정책의 핵심인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안될 말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장기요양보험 등급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의료체계 정립과 제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신동현·용수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늙고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은 일도 못 하고 밥만 축내는 아버지가 야속하고 귀찮기만 했습니다. 아들은 아내와 의논한 끝에 뒷산 밑에 있는 큰 연못에 아버지를 밀어 넣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업고 연못까지 가서 빠뜨리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아들의 목을 감은 팔을 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놓으라거니 안 된다거니 옥신각신하는데, 마침 지나가던 순라군(조선 시대 도둑이나 화재 등을 경계하기 위하여 밤에 궁중과 서울 주변을 순시하던 군인)이 이 광경을 보고 왜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더럭 겁이 났습니다.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붙들려가서 혼이 날 판이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얼른 대답했습니다.

"사실은 내가 이렇게 늙고 병들어 아무 쓸모 없는 몸이라 입이나 덜어 주려고 연못에 빠져 죽을 작정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이를 알고 달려와 말리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이랍니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비로소 크게 뉘우쳐,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 여생 동안 극진히 모셨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이해로 이뤄집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틈을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집시다. 특히 나의 할아버지는 누구이며, 할머니는 어떤 분인지, 그리고 그분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