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갑작스러운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김태욱(49) 씨는 위암 판정을 받았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암을 키워온 탓에 3기로 진행된 상태였다. 림프절 전이로 수술도 할 수 없다. 지금까지 항암치료를 두 차례 받았으며, 한번 더 치료를 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항암치료가 김 씨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지만, 이보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함께 할 가족이 없다는 현실이다. 15년 전 직장을 잃고 부인과 이혼하면서 자식과도 떨어져 혼자 살았다.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형제들과도 연락을 끊고 지냈다. 최근에서야 누나와 연락이 닿아 보살핌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지만, 김 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항암치료를 견딘다. 꾸준히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되면 그동안 얼마나 컸는지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말한다. 

삶의 의지를 갖고 착실하게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비는 무거운 짐이다. 십년이 넘게 일용직으로 근근히 지내면서 힘든 마음을 달래려 술에 빠져 건강이 악화됐고 지금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한다. 15년 만에 만난 누나도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생명나눔 부산본부 관계자는 "환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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