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정부수립 65년 넘었지만

- 중국은 "인정못해" 여전히 완강

- 대만 출신 걸그룹 멤버 쯔위

- 자국기 흔드는 작은 행동에

- 뿌리깊은 역사적 갈등 표출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이자 대만 출신인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든 방송이 나가자 중국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불거졌고, 결국 그녀는 사과 영상을 내보낸 것이다. 하지만 사과 영상이 나간 직후 대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다. 국기 하나 때문에 왜 양국은 이처럼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걸까? 쯔위는 왜 대만이 고향이면서도, 자국 국기를 든 영상이 방송에 나간 것을 사과해야만 했을까? 여기에는 대만과 중국 간 오래된 역사적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민족, 다른 국가의 역사

일본 식민통치가 종식된 1945년 8월. 중국에는 공산당과 국민당이라는 두 개의 정당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공산당을 이끌었던 인물은 마오쩌둥이었으며, 국민당의 수장은 장제스였다. 결국 싸움의 승자는 마오쩌둥이었다. 광활한 중국 본토를 장악하기 위해 공산당과 국민당이 벌인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한 것이다. 정권다툼에서 패한 국민당은 1949년 12월 지금의 대만으로 국민당 중앙 당부를 옮겨 대만 정부를 수립했다. 같은 시기, 중국 본토에서는 공산당이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게 된다. 같은 민족임에도 싸움에서 패하고 본토에서 밀려나게 된 국민당 장제스는  중국에 원망이 컸을 것이다. 이 때문에 대만을 건국한 후 30여 년 동안 대만은 중국과 대립 구도를 보였다. 한국 역시 당시 공산주의 국가와는 교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기에, 중국이 아닌 대만과 국교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하고, 적극적인 대외협력체계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한국도 그동안 단절됐던 중국과의 국교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대가는 대만과의 교류관계를 종식하는 것이었으며, 이후 한국과 대만과의 관계도 껄끄럽게 되었다. 당시 중국과 수교를 맺은 국가는 모두 "중국은 단 하나"라는 논리를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힘이 점점 커질수록, 대만은 단일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중국'에 소속된 존재로 비쳤다.

■변화하는 관계구도, 그 미래는?

대만과 중국의 갈등은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1990년대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중국과 대만은 국가 대 국가의 관계"라는 '양국론(兩國論)'을 강조했고, 이어 취임한 천수이볜 대만 총통 역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 각기 한 나라씩 존재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 대만의 마잉주 총통이 집권하게 된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양국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대만과의 평화발전을 위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기존과 달리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마잉주 총통 역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수차례 개최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형성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8년부터 중국과 대만은 우편 직접 왕래, 해운 직항 개방, 사법·금융 협력 등을 점차 이뤄나가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중국 자본이 대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허용됐다. 2013년에는 중국과 대만을 연결하는 통신용 케이블이 최초로 설치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관계는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 간 골은 깊다. 2013년 대만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중국과의 통일보다는 독립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71%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20대의 절대다수가 중국과의 통일에 반대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기에,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들고나온 것은 민감한 쟁점이 됐던 것이다. 이번 쯔위 사태는 단순히 걸그룹 멤버의 문제가 아니라, 뿌리 깊은 역사적 갈등을 간직한 대만과 중국 간의 관계구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양국 분쟁의 중심이 되어 버린 10대 여가수에게 우리는 섣부른 비난을 보내기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해줘야 하지 않을까?

 박선미·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 생각해보기

쯔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대만과 중국은 왠지 우호적인 관계만은 아닌 것으로 보이네요. 양국은 어떠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것일까요? 

1. 대만과 중국은 어떻게 분리됐을까?

2.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3. 대만과 중국의 역사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번 쯔위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