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목록·문자메시지 복원작업
- CCTV분석서 서명 시점 확인
- 연계조직 동시진행 가능성 수사
- 2만여 명 정보담긴 문건 분석도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을 주민소환하기 위한 서명부에 허위 서명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허위 서명 지시자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복원을 통해 허위 서명을 지시한 윗선의 실체와 주소록 출처를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허위 서명에 가담한 여성 5명과 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대호산악회 모 지역 지회장 A 씨 등 6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를 복원하고 있다. 이들 6명은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기 전 모든 자료를 지웠다. 하지만 경찰은 통화 목록과 삭제된 문자메시지는 충분히 복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복원된 내용에 따라 A 씨와 연결된 윗선 또는 배후, 주소록 출처 등에 대한 단서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관련자 6명에 대한 조사와 허위 서명 작업이 이뤄진 창원시 북면 공장 사무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허위 서명 작업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

또 경찰은 허위 서명부 작성이 대호산악회라는 단체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 다른 조직과 연계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피의자들이 다른 주변인과 주고받은 통화 내역, 문자메시지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허위 서명부 작성에 동참한 목적에 대해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한 데다 서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허위 서명 작업 당시 주소록 인적 사항을 서명용지에 베껴 쓰고 나면 줄을 그어 표시했는데, 이 인원이 4975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허위 서명 작업을 적발할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서명용지에는 2507명의 인적 사항이 들어 있어 나머지 2468명의 허위 서명부의 행방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선관위가 압수한 경남도민 2만4527명의 도로명 주소와 이름, 생년월일이 적힌 출처 불명 문건에 대해서도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이 문건에는 경남 18개 시·군 중 10개 시·군 주민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증거물 분석작업을 마칠 것이다. 휴대전화 데이터 복원이 이루어지면 이번 사건에 대한 윤곽이 확실히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