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침체의 여파일까. 울산에서 지난 3분기 가정용 소주 판매량이 주점용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무학 울산본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소주 공급비율은 통상 주점이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영업용과 슈퍼마켓 등을 통해 판매되는 가정용 비율이 7 대 3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6~9월 3분기에는 이례적으로 이 같은 비율이 깨지고 4.5 대 5.5로 역전됐다. 무학의 주 판매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가운데 유일하게 울산만 가정용 공급이 영업용을 넘어선 것이라고 무학 측은 설명했다. 무학 관계자는 "이는 사람들이 술집이나 음식점보다 가정에서 술을 더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라며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의 경기가 침체하고, 임단협 지연과 파업 등으로 회식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식당 등에서 받는 소줏값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뿐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의 이 회사 소주 판매 증가율도 크게 줄었다. 울산은 최근 2~3년 동안 부울경지역에서 소주 판매 증가율이 꾸준히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 3분기는 6%로 부산 13.5%, 경남 10.1% 등에 비해 저조했다. 이에 대해 직장인 김모(50) 씨는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예전보다 회식도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