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내년 1월 대상학교 확정

부산지역 종합대학인 A대는 요즘 대학가에 '인문·사회계열을 없앤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강도 높은 학과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이 대학은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 대비해 '공대 위주의 전면적인 학과 구조조정'이라는 전체 틀 아래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 산업수요가 공과계열에 많고, 상대적으로 인력 공급이 넘치는 인문사회·예체능·사범·자연계열은 줄이는 방향으로 대학교육과 일자리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겠다는 국가시책에 부응한다는 내용이다. A대학 관계자는 "아직 교육부 공청회가 끝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학과 통폐합 방향을 잡을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인문사회계열 등 학과의 정원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마친 지역대학들이 다음 목표를 프라임 사업에 두고 올인하고 있다. 정원조정 과정에서 학내 반발이 예상되지만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보니 대학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프라임 사업이란 산업수요에 맞게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50명 이상 정원조정을 하는 대학에 학교당 50억~200억 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애초 교육부는 총사업비를 3500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예산 조정 과정에서 2000억 원 수준으로 삭감됐다. 교육부는 오는 10월께 공청회를 마치고 대학별로 11월 중 계획서를 제출받아 심사를 거쳐 내년 1월 해당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채택된 대학별 학과 구조개혁안은 오는 2017학년도부터 시행된다.

B대도 공대 위주로 단과대학 및 학과를 전면 재편할 계획이다. 디자인학과나 애니메이션학과 등을 공대로 편입하거나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의 정원을 줄이고 공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이 강한 C대학과 D대학은 정원을 어떤 방향으로 조정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인문계열 정원을 공대 정원으로 이동하는 등 단순한 계열 간 정원조정은 인정되지 않고, 기존 산업수요에다 미래산업을 예측해 새로운 전공·융합학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프라임대학 사업은 대학별 아이디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프라임 사업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지역의 한 인문계열 대학교수는 "교육부가 앞장서 모든 학문의 기초가 돼야 할 인문학을 말살하고 대학을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업학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