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에서 '스쿨존', 혹은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을 자주 봤을 것이다. 1995년 도입된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를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 주변에 설정한 구역이다. 담당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반경 500m에 안전표지를 설치하고, 도로에 과속방지용 턱을 설치한다. 이 지역을 운행하는 차량은 시속 20∼30㎞ 이하의 속도로 서행해야 한다. 등·하교 시 학부모, 교직원 이외의 일반차량은 출입할 수 없다.
학교 주변 스쿨존에서조차 어린이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스쿨존으로 지정만 해놓고 어린이 안전은 뒷전에 내몬 어른들 탓이다. 언제부턴가 학교 주변 스쿨존이 슬그머니 주거지주차장으로 변해 버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정작 아이들은 주차된 차량과 운행 중인 차량 사이를 위험하게 피하며 학교를 오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무책임한 행정이 우리 아이들을 위험에 내모는 꼴이다.
지난달 말일 부산 사상구 삼덕초등 2학년 어린이가 트럭에 치여 숨진 곳도 스쿨존이었다. 이곳 역시 스쿨존으로 지정만 해놓았지 안전 울타리나 전용 보도가 없어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건 형식에 불과했다. 더구나 담당 구는 스쿨존에 주거지주차장까지 만들어 놓아 어린이를 차들이 운행하는 위험지대로 내쫓았다. 주차난이 심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스쿨존까지 잠식해 주차장을 만든 것은 생명을 소홀히 여긴 행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스쿨존을 주거지 주차장으로 사용하면 주차 차량이 아이의 작은 체구를 가리기 때문에 주변 차량에 대한 인지력이나 속도에 대한 감각이 낮은 아이들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어린 생명을 노리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크고 작은 공사가 스쿨존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춘 곳은 드물다. 가림막을 눈가림용으로 대충 설치해놓고 공사를 하다 보니 콘크리트와 철근이 통학로로 떨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도로를 파헤쳐 상하수도 도시가스 설비공사를 하면서 안전한 대체 통학로를 확보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서바이벌 게임을 하듯 어린이들이 목숨을 걸고 통학을 한대서야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거짓에 불과하다.
부산시와 구, 시교육청은 스쿨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특히 스쿨존에 설치된 주거지주차장은 통학로를 잠식해 어린이들을 차 사고로 내모는 주범인 만큼 철거하는 것이 옳다. 차제에 색이 바랜 스쿨존 노면표시, 속도저감시설, 안전표지 등 교통안전시설도 점검해 더는 어린이가 참변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신동현 용수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친목회의 일입니다. 그 친목회는 어느 날 모임을 하기로 하고 총무를 맡은 사람이 회원에게 연락했습니다. 며칠이 지났고 모임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임 장소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회장은 한 번쯤은 빠져도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고, 총무 역시 자기는 회원들에게 연락했으니 참석하지 않아도 되겠지 하고 생각하였으며, 다른 회원들 역시 나 하나쯤 빠진다고 해서 친목회의 모임이 잘못되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나 하나쯤'(나 하나쯤 무단 횡단을 하여도 괜찮겠지, 나 하나쯤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려도 괜찮겠지, 나 하나쯤 결근을 한다고 해서 회사가 문을 닫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 이런 생각은 별 것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실상은 사회 혼란을 가져옵니다. 이 사회는 나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어울려서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아니면 누가 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학교 주변에서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여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600자 내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