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가 지난 1일 오후 평강수문을 열어 서낙동강 상류 물을 평강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백한기 기자

- 환경단체 "근본적 해결책 안돼"

부산 강서구가 맥도강과 평강천의 수질을 개선하려고 시행 중인 수질정화작업이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고 또 다른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며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도강 등의 수질이 좋아진 반면 낙동강 본류가 오염된다는 것이다.

부산 강서구는 맥도강과 평강천에 배수펌프를 이용한 강제 배수가 수질 개선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구는 강제 배수하는 날을 '수질정화의 날'로 이름 붙였다. 이는 매주 화요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맥도강과 평강천의 물을 인근 낙동강으로 강제 배수한 후 서낙동강 상류 담수를 유입해 정화하는 작업이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모두 25회 2032만t의 물을 배수했다.

구는 6개월 동안 평강천 5개소, 맥도강 2개소 등 모두 7개 지점에서 채수한 물을 42회 분석했다. 농업용수 수질 기준(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8ppm) 이상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 지난해에는 8회였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1회에 그쳤다. 그만큼 물이 깨끗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정화시설 방류수 기준(BOD 20ppm) 가까이 치솟을 정도로 수질이 나빴던 맥도강은 그간 호수처럼 고인 담수를 교환하면서 BOD 수치가 농업용수 이하로 확 낮아졌다. 한 번도 농업용수 기준 이상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고무된 구는 그간 시험 운행했던 수질정화의 날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올해 말부터 강제 배수하는 지역을 한 군데 더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준설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물을 강제 배수하는 데는 매년 6000만 원의 예산이 든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강제로 물을 빼내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정책국장은 "물이 깨끗해지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라며 "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게 조치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금속 등이 쌓인 물을 낙동강 본류로 흘려보내면 결국 그쪽이 오염된다"라고 말했다.

구에서도 사업 초기 강제 배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퇴적물 처리 등을 위한 국비 확보를 추진하고 서낙동강과 접한 김해시와 해당 지역 관리청인 낙동강환경유역청, 부산국토관리청에 오수차집관로 및 처리장 확충 등 근원적인 환경기초시설 확충을 촉구했다. 구 관계자는 "맥도강 등의 수질은 국가가 담당하는 낙동강의 영향을 받으므로 국가사업으로 이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본류는 흐르는 물이라 맥도강 등에서 물을 빼내도 크게 오염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