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지역 월 19만 원 지출 비해
- 해운대구 26만 원 '동고서저'
- 수학·영어 사교육 의존도 높아

부산 초중고교 학생 10명 중 7명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도 지역별로 '동고서저'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지역 621개 전 초중고교의 학년별 한 학급을 표집해 학부모 6만247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5 사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시교육청이 관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사교육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교 78.8%, 중학교 72.8%, 고등학교 73.3%로 초등학교가 가장 높았다. 특히 중·고교는 1학년(중학교 76.1%, 고등학교 61.3%)의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학교급 전환기라 학습 부담에 대한 불안감이 사교육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8641원이었다. 초등학교 월평균 사교육비는 21만3275원, 중학교는 28만4160원, 고교는 26만6918원으로 중학교가 가장 많은 사교육비를 투입했다. 지역별 사교육 참여도는 서부(월평균 사교육비 19만5313원·참여율 72.2%), 북부 (19만7377원·73.9%)가 낮은 반면 남부(24만483원·78.5%) 동래(26만4380원·80.2%)와 해운대(26만4554원·81.2%)는 높아 학력의 '동고서저' 현상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과별로는 국어(24.6%) 수학(48.0%) 영어(46.4%) 등 주요 과목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은 예체능 사교육 참여율이 50~60%대로 높은 게 특징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논술 사교육 참여율이 8.6%로 중학교(4.5%)나 고교(1.4%)보다 높았다.

사교육을 받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학부모가 '학교수업 보충과 내신관리를 위해'(56.3%)라고 답해 공교육에서의 교육과정 내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상급학교 진학준비'(12.8%) '선행학습'(11.4%) '불안심리'(5.9%) 등 이유가 뒤를 이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보육' 때문이라는 응답이 20.3%나 됐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자녀의 사교육을 결정하는 주체는 주로 어머니(70.2%)였다. 하지만 고등학생(60.7%)은 스스로 사교육을 결정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는 '방과후 학교 강화'(41.8%) '교육과정 내실화'(39.2%)를 주로 꼽았다.

시교육청은 이러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급·교과·지역별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교육정책과 김광수 장학관은 "보육 수요가 높은 초등학교의 경우 돌봄 기능을, 고교는 정규교과 수업을 강화하는 등 사교육 경감 대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