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부산 사상구 모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초등학생이 덤프트럭에 깔려 숨지자 경찰 등이 이를 수습하고 있다. 사상경찰서 제공

개학을 하루 앞두고 초등학교 주변에서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8살 어린이가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31일 낮 12시50분께 부산 사상구 한 초등학교 근처 도로에서 이 학교 2학년 A(8) 군이 B(35) 씨가 몰던 덤프트럭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다문화가정 아동인 A 군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작업을 끝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차량은 개학을 앞두고 운동장 교체 작업 공사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A 군이 횡단보도를 건넌 후 불법으로 주차된 승용차를 피해 도로로 이동하다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점은 이 초등학교로부터 불과 75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CCTV를 살펴보고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A 군의 혈흔이 발견된 곳이 횡단보도와 가까워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났는지와 이곳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사고현장을 살펴보니 이곳은 1개 차로에 인도조차 제대로 없었다. 횡단보도 표시도 주변 공사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주민들은 도로변에 불법주차가 만연해 항상 사고 위험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 만난 이 학교 학부모 이모(여·39) 씨는 "학교 근처인데 차량이 왜 빠르고 자주 다니는지 모르겠다. 항상 위험해 걱정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 도로에는 가로등에 붙은 어린이보호구역 붙임 딱지가 쓰레기 무단투기방치 팻말에 가려 있었다.

정효진 사상구의원은 이 사고와 관련해 "학교 인근에 인도가 없고 불법주차가 만연한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라며 "불법주차 단속을 철저히 하고 하루빨리 인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