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본부, 간선제 본격 추진
- 교수회 "단식·철야농성 불사"

부산대 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싸고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최종 협상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학본부는 4일부터 간선제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고, 교수회는 이에 맞서 단식 철야 농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대 대학본부와 교수회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김기섭 총장과 김재호 교수회장이 면담했지만 총장 선출방식에 대한 합의는 끝내 이루지 못했다. 김 총장은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간선제)를, 김 교수회장은 직선제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기존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이날 협상에서 김 총장은 교수회 측에 본격적으로 간선제를 추진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는 4일 교수들을 상대로 확정된 간선제 규정에 대해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6일 총장과 교수회장의 긴급 회동 이후 한 달 가량 중단됐던 대학본부 측의 간선제가 재추진된다. 당시 회동에서 총장과 교수회장은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금정산 인근에서 하루 동안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대학본부는 잠정적으로 모든 간선제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고, 교수회장도 지난달 7일 대학본부 앞에서 23일간 계속해온 천막 농성을 해제하면서 서로 한 발짝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남은 선거 일정을 감안할 때 사실상 마지노선인 3일까지 양측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부산대는 다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위기로는 양측 모두 협상의 여지가 없다. 교수회는 오는 6일 교수평의회에서 구체적인 투쟁 방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교수회장은 "철야 단식투쟁, 공조 단식 등도 불사할 것"이라며 "대학의 가치인 진리탐구와 학문의 자유가 손상되지 않도록 마지막 노력까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총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공정한 절차 통해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교수회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대는 김 총장의 임기가 내년 1월에 끝나 오는 11월에는 차기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간선제 방식에 따르기 위해서는 총장 선거 3개월 전인 이달부터 총장후보공모위원회 등 선거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지만 기존 직선제를 고수하는 교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