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폭염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사흘째 열대야가 발생하고 폭염 특보가 이어지면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했다. 다음 주 후반까지 이렇다 할 비 소식이 없어 '사람 잡는'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기상청은 29일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31도였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금정구가 34.9도까지 치솟아 가장 더웠다. 경남에서는 창녕이 36도를 기록했고, 울산은 35.1도로 다시 35도를 넘어섰다. 이맘때 부산의 평년 낮 최고기온이 29.5도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2도가량 높은 수준이다.
열대야도 지난 26일 이후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28일 밤 9시와 29일 오전 6시 사이 최저기온이 25.9도였다. 이 시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로 본다. 폭염 특보 지역도 늘었다. 지난 27일 부산 창원 양산 등지에 폭염 주의보가 내린 데 이어 이어 경남 진주 사천 남해 거제에도 폭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벌써 열사병과 열탈진 등을 호소하는 온열 질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 지난 26일 부산에서 1명의 온열 질환자를 비롯해 27일 3명, 28일 4명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전까지는 지난 5월 말 1명이 온열 질환을 앓은 게 전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명으로 가장 많고, 70대가 1명으로 6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동·야외작업 근로자가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지겠다. 부산기상청은 다음 달 2일까지 부산의 낮 기온이 31도를 오르내리겠고, 울산과 창원은 각각 34도와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 3일에는 기온이 조금 더 올라 부산의 낮 기온이 32도, 울산 35도, 창원 34도로 예보했다. 또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일시적인 강수를 제외하고는 다음 주 중반까지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북한으로 북상한 장마전선이 남하하지 못해 경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장마전선의 영향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음 달 중반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