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미포~옛 송정역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결국 상업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지 소유주인 철도시설공단은 이 달 중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상업개발을 위한 민간 사업자 공모에 들어간다고 했다가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선거공약이던 '옛 철길 시민환원'과 달리 상업개발을 위한 사업자 공모 방침에 대한 반발여론을 의식한 시간 끌기로 보인다. 공모 입장을 밝혔다 하루 만에 거둬들이는 것은 얼마나 이를 허술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폐선부지가 지난해 3월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무섭게 철도시설공단이 민간사업자 공모 절차에 들어가면서 시장 선거의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4월 13일을 서병수 시장을 비롯한 부산시장 예비후보 6명은 '동해남부선 옛 철길 시민 환원' 공동공약 합의문에 서명했다. '시장이 되면 폐선부지를 매입해서라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후보를 비롯해 6명 모두 상업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해 3월 폐선부지가 시민들에게 개방된 이후 하루 1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청사포에 문화예술창작공방이 줄을 잇고, 구덕포 등에 인디밴드 공연까지 곁들인 카페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곳이 상업개발된다면 자연 훼손은 차치하더라도 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연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좋은지는 부산시민공원은 잘 보여준다.

부산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올해 들어 폐선부지의 활용에 대한 시민의견을 수렴하려고 민관 공동기구인 라운드 테이블을 두 차례 열었다. 이 라운드 테이블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부터 형식적 기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논란이 있었다. 전문가 주민 시민단체 등 37명 중 기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자문위원이 대부분이었다. 최대 쟁점인 상업개발이냐, 시민공원화냐에 대해서는 전문적 검토는 물론 진지한 토론도 없었다. 겨우 몇 차례 형식적 회의를 열고는 마치 부산시민의 여론이라며 상업개발로 몰아가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하야리아 부대 부지가 어떻게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는지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주한미군과 정부와의 지루하고도 고통스러운 줄다리기와 수많은 라운드 테이블이 있었다. 서 시장은 모든 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서명한 공동공약을 시장직을 걸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옛 철길을 오롯한 힐링공간으로 갖는다는 시민의 부푼 꿈을 짓밟고 철도시설공단과 상업개발 절차에 들어간다면 시민적 저항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신동현 용수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중국 철학자 증자의 일화이다. 증자의 아내가 어느 날 장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아이들이 따라가겠다고 울었습니다. 그 때 증자의 아내는 아이들을 떼어놓으려고 "얘들아, 장에 갔다 온 뒤에 저 돼지를 잡아 줄 터이니 집에 있거라"고 약속했습니다. 증자의 아내가 장을 보고 돌아오니 증자가 돼지를 끌어내 잡으려고 했습니다. 깜짝 놀란 증자의 아내는 "아니, 왜 이래요. 누가 정말로 돼지를 잡아 주겠다고 한 것인가요. 애들이 하도 따라오겠다고 하기에 그냥 그렇게 말을 한 것이지요"하며 펄쩍 뛰었습니다. 증자는 "아이에게 그렇게 실없는 말을 하는 게 아니오. 당신은 아까 아이들에게 속임수를 가르치는 것이오"하고는 그 돼지를 잡아서 아이들에게 먹였습니다.

증자의 아내는 책임을 지지도 않을 것이면서 순간을 모면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증자는 아내가 내뱉은 말을 자신이 실천함으로써 아이들을 교육했습니다. 만일 무심코 넘겼다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야 하고 또 일단 내뱉은 말에는 책임을 지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말의 소중함'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인 글로 써 봅시다(600자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