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자치단체가 잇따라 주민세 인상에 나서 '서민 증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다른 지자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인상 수준을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법을 개정해 주민세를 올리려다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과정에서 서민 증세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한 뒤 다시 '교부세 인센티브'를 내걸고 지자체들에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진주시는 현재 5000원인 주민세를 1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산청군(5000원)과 함양군(8000원)도 각각 1만 원으로 올리기 위해 지난 달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한 상태다. 양산시(7000원) 역시 오는 12월 1만 원으로 인상하며, 고성군(6000원)과 남해군(8000원) 또한 올 하반기에 각각 8000원과 1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합천군(5000원)은 올해 8000원, 2016년 1만 원으로 연차적인 주민세 인상을 위해 최근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사천시(6000원)도 2016년 8000원, 2017년 1만 원으로 올리는 계획을 세웠다. 김해시(5000원) 역시 2016년 7000원, 2017년 1만 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거제시(면지역 5500원, 동지역 7000원)와 밀양시(8000원)는 1만 원으로 올리기 위해 각각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조례를 개정한다. 창녕군(5000원)은 내년 상반기에 1만 원으로 인상한다.

부산시도 주민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복지 안전 등 새로운 재정 수요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992년 이후 조정하지 않은 주민세를 인상할 계획이며, 인상안은 다른 자치단체와 보조를 맞추는 선에서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의 주민세는 현재 6000원(기장군 3300원)이다.

지자체들이 주민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반대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양산시민 정모(52) 씨는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주민세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시민 김모(58) 씨는 "정부가 교부세 인센티브를 미끼로 자치단체에 주민세를 인상토록 하는 것은 서민 증세 책임을 자치단체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주민세를 인상하면 행정자치부의 교부세 인센티브가 인상폭에 비례해 늘어나는 반면 인상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받아 교부세가 줄게 돼 주민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