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부담금 책정 기준 높여
- 도농지역 기장군도 징수 대상에

부산시가 적극적인 교통 수요 억제 정책 실천을 외면하고 교통유발부담금으로 때우는 대형교통유발시설물에 '칼'을 빼 들었다. 이들 교통유발시설물이 교통수요 관리에 소극적이어서 도심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대형교통유발시설물 중 수요관리 대상 업체는 모두 3389곳으로 이 중 교통량 감축 이행계획을 제출한 업체는 373곳으로 11%에 불과했다. 국가기관은 226곳 중 154곳이 참여해 68%에 달했지만, 사기업은 3133곳 가운데 7%인 219곳만 참가했다. 대형교통유발시설물 수요 관리란 총면적 1000㎡ 이상 교통유발시설물이 승용차 부제, 주차장 유료화, 시차출근제, 대중교통의 날 시행 등 12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최고 교통유발부담금 전액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시는 우선 교통유발부담금 유발계수를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기준의 두배까지 적용해 해당 업체들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유발계수가 오르면 교통유발부담금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현재 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유발계수 7.21(법적 기준 5.46)을 적용하고 있고 ▷골프연습장 6.72(〃 5.00) ▷터미널 5.56(〃 5.56) ▷예식장 4.96(〃 4.16) ▷특수목욕탕 1.69(〃 1.44) ▷종합병원 1.52(〃 1.28) ▷체육관 1.12(〃 1.12) ▷동·식물원 0.72(〃 0.72) 등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기준의 두배까지 적용하면 백화점 대형마트는 10.92로, 골프연습장은 10.0으로 높아지게 된다. 부산시 권갑현 교통운영과장은 "업종별로 유발계수를 최고 한도까지 상향할 계획"이라며 "오는 8월께 조례 개정을 추진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도농 지역으로 분류돼 그동안 교통유발부담금 부과·징수 지역에서 배제됐던 기장군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을 징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기장군과 같은 도농 지역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권 과장은 "기장군에 각종 쇼핑센터와 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교통 혼잡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12억~18억 원으로 추산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걷어 이면도로, 우회도로 확장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같은 강력한 수요관리로 교통유발부담금이 많아질 경우 자연스럽게 수요 관리에 나서는 업체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구·군과 협력해 대상 시설물에 교통수요 정책을 홍보하는 한편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해 현행 11%인 참여율을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