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절반가량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측은 전례 없는 이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BIFF 조직위 등에 따르면 영진위는 지난달 30일 '2015년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공고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 공고 결과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지원되는 지원금은 지난해 14억6천만원에서 8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사업은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대한 국고 지원의 성격을 띤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금까지 15억 원 안팎의 지원을 받았으나, 전체 예산이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부산국제영화제를 제외한 전주국제영화제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다섯 개의 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은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덕호 영진위 국제사업부장은 "이미 국제영화제로 위상을 갖춘 부산국제영화제보다는 이제 도약하려는 영화제를 지원하는 것이 지원금의 취지에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부분이 전체의 43%를 차지하는 등 편중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완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올해 갑자기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 매년 논의가 되었던 문제"라면서 "영화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지원금 삭감을 결부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시각인것 같다"고 말했다.

BIFF 측은 영진위이 이번 결정에 대해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원금의 증감에 관한 논의는 영진위가 사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언질을 주는 등 어느 정도 상호 교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그런 절차가 없이 갑작스럽게 삭감이 결정돼 내부에서 굉장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영진위의 이번 결정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논란이 됐던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일부 던지는 현실이다. BIFF 측은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