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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널리즘 대변환기 <상> 지역신문의 생존 전략-美 텍사스트리뷴 성공 비결

뉴스·SNS·미디어 융복합…특화된 콘텐츠로 '강한 지역언론' 우뚝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15-05-03 19:17:1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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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텍사스 트리뷴 뉴스룸에서 한 기자가 기사를 작성 중이다. 김미희 기자
디지털 문화가 불러온 뉴미디어시대 언론환경은 대변환기를 맞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17~18일 미국 텍사스주 텍사스 오스틴대학교 주최로 열린 제16회 온라인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ISOJ)에 참가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언론 환경을 현지 언론사의 새로운 형태의 활동 방향과 전문가 등을 통해 알아보고 지역신문의 생존법도 모색하는 '지금 언론환경은 디지털 대변환기'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마련한다.


- 뉴미디어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
- 작성한 기사 종이신문 발행 않고
- 페북 트위터 등 온라인으로 승부
- 데이터 활용기사 타의 추종 불허
- 주 수입원은 독자 기부금이지만
- 이벤트 개최·팟캐스트 개설 등
- 다양한 수익창출 타사 대안모델

"당신의 후원에 감사합니다(Thank you for your support)."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미국 지역 온라인매체인 텍사스 트리뷴(The Texas Tribune) 사무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 같은 문구가 적힌 손바닥만한 엽서였다. 안내데스크에 가지런히 놓인 수북한 엽서가 방문자를 가장 먼저 맞이했다.

2009년 창간한 텍사스 트리뷴은 '작지만 강한' 지역언론이다. 텍사스주에는 약 50개 정도의 지역신문이 있다. 텍사스 트리뷴은 '군계일학'이다. 언론계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이지만, 오히려 지역언론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며 많은 매체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곳은 종이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오직 온라인 기사로 승부를 걸었다. 특이한 점은 주요 수입원이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매체라는 점. 긴 복도를 지나자 뉴스룸이 나왔다. 이곳에는 기자 23명이 근무한다. 기자들이 스탠딩 책상에서 서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등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텍사스 트리뷴 존 조던(John Jordan) 편집국 행정국장은 매일 새벽 가장 먼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기사를 올린다. 이게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소셜미디어에 기사를 공유하는 것은 텍사스 트리뷴의 영향력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기사 평가에 '존중(Respect)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조던 국장은 "종이신문의 발행은 더는 필수사항이 아니다. 인쇄 매체를 활용한 프린트 저널리즘이 아직 작동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점점 뒤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텍사스 트리뷴은 '데이터 저널리즘'에 기반을 뒀다. 텍사스 내 학교 예산, 공직자 연봉, 정치인의 재산 등 각종 정보가 공개돼 있다. 기사 30개 중 1개는 데이터와 관련된 기사다. 기자들은 별도의 데이터 전문 교육을 받는다. 기자도 기본 데이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기본 철학이다. 텍사스 트리뷴에서만 읽을 수 있는 기사가 있으니 독자를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된다. 정치적 편향성은 철저히 배제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다른 매체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수익구조의 다각화도 성공 비결의 하나다. 처음부터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수익 구조를 보면 기업, 이벤트, 재단, 개인 기부 등 다양하다. 니먼(Nieman) 저널리즘 연구소는 "텍사스 트리뷴은 수익구조가 다변화된 모습을 가장 이상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평했다. 조던 국장은 "기업뿐 아니라 소액 개인 기부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크라우드 펀딩, 다양한 행사 개최, 팟캐스트, 한 주간의 뉴스를 음악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밝혔다.

   
'당신의 후원에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텍사스 트리뷴 기념엽서.
기부자만 1만 명이 훌쩍 넘는다. 가장 큰 행사는 '텍사스 트리뷴 페스티벌' 개최다. 지난해 3일간 열린 축제에선 정치인, 오피니언 리더 등 200명의 발표자가 모였다. 독자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 행사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서로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행사 수익만 한화로 8억 원에 달했다.
정치인 등 유명인의 섭외비가 많이 들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출연료는 없다. 행사에 참가하면 정치인 자신의 얼굴도 알릴 좋은 기회다. 그 토대를 텍사스 트리뷴이 마련해주는 것이니 서로 윈윈(win-win)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텍사스 트리뷴의 운영 철학은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로 독자의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지 언론학자들 인터뷰

- "저널리즘 질적 보장 속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과제"
- 지역뉴스는 탐사보도 강해야 전달방식 등 전략적 접근 필요

   
지난달 16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진과 한국 취재진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국언론진흥재단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만난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저널리즘스쿨 R.B.브레너 학장은 먼저 "텍사스 트리뷴의 '열혈 팬(big fan)'"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브레너 학장을 비롯해 러스티 토드(Rusty Todd) 교수 등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브레너 학장은 텍사스 트리뷴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는 신문사의 대안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저널리즘의 질을 보장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만드는 게 숙제"라고 지적했다. 저널리즘 윤리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는 기부자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뉴스에 대한 기부자의 영향력을 우려했다. 거액의 기부자에게 의지하거나 더 많은 기부자를 끌어모으지 못하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레너 학장은 "4년 전 한 온라인 지역 매체도 텍사스 트리뷴처럼 기부로 운영했지만, 지속적인 유지가 어려웠다"며 "거시적으로 보면 계속 기부를 받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실시간 이벤트, 스토리텔링 등 대안을 찾는데 무게를 더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텍사스 트리뷴은 데이터를 활용해 주 정부에 대한 전문적인 보도를 한다.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지만 모든 취재영역을 다루지 않은 수직적인 전문성만 갖고 슈퍼마켓식 뉴스로 변질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토드 교수도 "텍사스 트리뷴은 지역 어떤 매체보다 데이터베이스를 잘 활용하고 있다"며 "텍사스 트리뷴은 비영리 매체치곤 수입이 많아 직원들의 연봉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시각이지만, 이 매체가 관심을 두지 않는 부정부패 등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으면 한다"며 "지역뉴스는 탐사보도가 강해야 한다. 텍사스의 작은 신문사인 '텍사스옵저버'는 탐사보도로 정치인의 부정부패를 추적보도해 감옥까지 보냈다"고 덧붙였다. 브레너 학장은 텍사스 트리뷴 등 몇몇 성공 사례를 제외한 지역 언론의 위기에 대해 "뉴스룸이 작아질수록 양질의 기사도 떨어질 것"이라며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브레너 학장은 워싱턴포스트 출신 언론인이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건을 중점적으로 보도한 주요 편집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 기사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워싱턴포스트가 디지털과 기존의 지면 뉴스룸을 통합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오스틴(미국 텍사스)=김미희 기자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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