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전경. 홍영현 기자

- 가장 인기시설은 뽀로로도서관
- 꽃밭 분양 경쟁률 10 대 1 달해
- 배수시설 부실 등 허점도 많아

도심 속 '남의 땅' 하야리아캠프가 부산시민공원으로 재탄생해 부산시민의 품에 안긴 지 1년이 흘렀다. 시민공원은 지금까지 하루 평균 3만5000여 명이 찾을 만큼 대표적인 시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 감사에서 시공·설계·관리 전반에 걸쳐 허점이 드러나는 등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도심 속 힐링 공간

30일 시민 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연인원 1096만200명이 시민공원을 찾았다. 부산시민 1명당 세 차례씩 공원을 방문한 셈이다. 월별로는 개장 첫 달인 지난해 5월 16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 1월 31만9000명으로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차량은 33만792대가 공원을 방문했다. 방문객만큼 쓰레기도 많았다. 지금까지 100ℓ 쓰레기 봉투 7967장, 월 평균 664장 분량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공원 내 시설 중에서 뽀로로도서관 방문객이 17만7524명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고, 공원역사관이 16만8975명으로 뒤를 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끊이지 않아 지난 1년간 2만1816명이 공원 가꾸기에 손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월 평균 1000명을 훌쩍 넘긴 자원봉사자 수는 올해 들어서는 아직 한 번도 1000명을 넘지 못했다.

다양한 문화행사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공원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추억의 낭만콘서트, 국악한마당 등 다양한 문화 공연과 시민 참여 공예품 만들기 체험 등 237가지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지난 18일 처음 문을 연 아트마켓에서는 예술가 120여 명의 작품 1500여 점이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맞은 시민공원의 봄에는 철쭉 연산홍 진달래 유채꽃 벚나무 등 다채로운 봄꽃이 만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민이 분양받은 꽃밭을 직접 조성하는 '시민 꽃밭'은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할만큼 인기를 끌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벤치와 그늘막을 추가로 설치하고 잔디광장 개방시간도 늘리는 등 방문객 편의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갈 길이 멀다

'명품 공원'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부끄러울 만한 부실도 드러났다. 지난달 부산시가 배수시설 등 공원 설계와 시공, 운영에 대한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배수시설은 설계된 깊이만큼 시공되지 않아 배수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가 하면 특정 구간에는 아예 배수시설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배수로 위에 조형물을 설치해 물길을 막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함께 배수 불량으로 인한 수목 고사, 보도블록 부실공사, 와이파이 공유기 방치 등도 확인됐다.

동아대 김승환(조경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시민공원은 시민과 함께하는 공원 관리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했던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각종 시설물이 공원 내에 들어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