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제프리 삭스 교수가 '코세라' 플랫폼을 통해 강의하고 있다.

- 캠퍼스·학적 기반 시스템
- 온라인 '미니 강좌' 형태로
- 머지않아 변화될 전망

- 현재 코세라·에드엑스 등
- 美 플랫폼이 변혁 주도

- 해양문화 등 지역색 살린
- 스타 강사 키우면 경쟁력

지난 13일 오후 1시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대표 플랫폼인 '에드엑스(edX)'의 '사회 변화를 위한 저널리즘(Journalism for Social Change)' 강의방. 전 세계에서 이 강의를 듣는 학생이 동시에 접속, 화상을 통해 강의 내용을 토론하는 라이브 이벤트가 열렸다. 미국 독일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접속한 수강생들은 자신이 왜 이 강의를 선택했는지,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 쓰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말했다. 강사인 UC버클리대 다니엘 하임펠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새벽에 일어나 라이브 토론에 참여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라이브 토론을 이끌었던 사람은 교수가 아닌 학생이다. 그런 점에서 무크는 종전 사이버 강좌와는 확연히 다르다. 보통 온라인 강좌는 칠판을 뒤로하고 강사가 나와 일반 교실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업을 한다. 하지만 무크는 기본적 지식 전달 외 학생과 교수 간, 학생과 학생 간 상호 토론을 벌이는 양방향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무크는 하나의 강의, 한 명의 교수가 그 자체로 대학이 될 수 있는 '1인 대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기 강의는 강좌당 수강생이 수만 명을 넘어 그 자체로 대학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미래 대학은 캠퍼스가 있고 학생이 강의실로 찾아가서 수업을 듣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다.

■온라인 공개강좌 돌풍

코세라

미국에서 시작된 무크는 웹 기반의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를 말한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UC버클리대 스탠퍼드대 존스홉킨스대 런던대 교토대 베이징대 카이스트 등 세계 유명대학이 참여해 플랫폼별로 많게는 1000여 강좌를 개설하고, 이를 무료로 일반인에게 제공한다.

무크 최대 플랫폼인 스탠퍼드대 주축의 '코세라'는 2012년 출범 이후 3년 만에 수강생이 1200만 명을 돌파했다. 111개 대학 및 기관이 1028개 강의를 개설했다. 같은 해 하버드대와 MIT가 연합해 만든 에드엑스에는 현재 493개 강좌가 탑재돼 있다. 문학 예술 공학 경영학 등 분야별로 여러 강좌가 개설돼 있으며 주당 3~6시간 7주 정도 듣는 분량이다. 강의 중간 테스트도 하고 토론도 벌인다. 강의를 모두 듣고 이수증 발급을 원하면 일정 정도의 수수료(5만 원가량)만 내면 된다. 무크 강의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여러 언어로 제작돼 있으며 자막도 제공된다. 학계는 3년 내 각국 언어로 더빙돼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크발 교육혁명은 대학의 위기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는 20년 후인 2035년 한국 절반의 대학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전 세계적으로 무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걸음마는 뗐으나

에드엑스

미국발 무크 돌풍은 국내에도 상륙했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한국형 무크(K-MOOC)' 시범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발표했다. 10개 대학이 학교별로 2~4개씩 총 27개 강좌(표물)를 개설한다. 참여대학을 뜯어보면 이공계특성화대학 2곳(카이스트 포항공대)을 제외하고 지역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다. 서울지역 대학이 '미래 대학'을 싹쓸이한 셈이다. 한 대학교수는 "4년제 대학이 15개나 되는 제2도시 부산에서 한 곳밖에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부산교육 경쟁력의 수준과 미래교육 준비에 지역대학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한탄했다.

교육부 무크 시범사업에 부산대가 선정되면서 부산에서도 무크가 시동을 건다. 부산대 김희수(생명과학과) 교수가 '생명의 프린키피아' 강좌를, 조영복(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기업' 강의를 오는 9월 무크를 통해 공개한다.

교육부 사업과는 별도로 동서대는 아시아판 무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동서대는 아시아 80개 대학과 함께 온라인 강좌인 'GAA'(Global Access Asia)를 만들어 오는 9월부터 가동한다. 동서대를 비롯해 일본 아시아대, 태국 방콕대 등 아시아 80개 대학별 대표 강좌를 인터넷에 개설한다. GAA는 우선 해당 학교 학생에만 개방한 뒤 단계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부산판 무크' 만들어야

지역학계는 "부산대 동서대 등이 무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지역대학이 협력해 대표 강좌를 만들고, 부산시가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부산판 무크(B-MOOC)'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스타 강사, 스타 강의 하나가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대학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한국형 무크는 서울지역 대학 위주의 사업이라 또 하나의 지식종속밖에 안된다"면서 "부산판 무크를 만들면 부산이 정보의 발신지가 될 수 있으며, 아시아 학생도 부산판 무크 강의를 듣고 심층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부산의 대학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해양문화 등 부산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교육콘텐츠를 개발, 보급한다면 전례 없는 도시 기반의 무크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서비스 대표적 '무크 플랫폼' 뭐가 있나

- 유다시티(www.udacity.com)

: 스탠퍼드대 무료 컴퓨터공학 수업에서 시작한 영리교육기관. 컴퓨터공학 중심 강의 탑재.

- 코세라(www.coursera.org)

: 스탠퍼드대가 만든 세계 최대 무크 플랫폼. 전 세계 111개 대학이 1028개 강의 제공.

- 에드엑스(www.edx.org)

: 하버드대와 MIT가 연합해 만든 대표적 무크 플랫폼. 493개 강좌 탑재.

◇ 한국형 무크 선정 대학 및 개발 강좌 (대학명 가나다순) 대학명 2015년 개발 예정 강좌 교수명 분야 과목명 경희대 융합교양 우리가 사는 세계 : 호모 에티쿠스 유정완 세계시민교양 글로벌시민교육, 지구공동사회의 시민으로 살기 김현 고려대 물리학 일반상대성이론 특강 이종필 융·복합 Quantum Mechanics For IT/NT/BT 김대만 법학 민법학 입문 명순구 한문학 한자 한문과 한국의 고서 심경호 부산대 생명과학 생명의 프린키피아 김희수 경영학 사회적기업 조영복 서울대 경제학 경제학 들어가기 이준구 자연과학(화학) 우주와 생명 김희준 성균관대 동양학 논어 신정근 융·복합 창의적 발상 박영택 연세대 국문학 문학이란 무엇인가 정명교 경영학 서비스디자인 김진우 천문우주학 우주의 이해 손영종 이화여대 물리학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 김찬주 디지털 미디어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류철균 사회학 인간행위와 사회구조 함인희 건축학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사 임석재 포항공대 기계공학 기계공학개론 : 연속체 역학과 유한요소해석 박성진 전자전기공학 디지털 통신 시스템 : 변복조와 전력 스펙트럼 조준호 KAIST 기계공학 동역학 김양한 전산학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김기응 외 한양대 건축학 건축공간론 서현 행정학 정책학개론 김정수 경영학 경영데이터마이닝 김종우 정보사회학 정보사회학 입문 윤영민 ※자료 :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