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전 사장 가족 명의 점포
- 복합 쇼핑몰 내 요지로 꼽혀

- 환경영향평가 거치지 않고 건축
- 마감공사도 안 끝내고 사용승인
- '상가 임대차' 뇌물 기소될까 주목

'동부산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도시공사 이종철(63) 전 사장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롯데몰 동부산점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몰 동부산점의 상가 임대차 과정은 물론 건축허가 승인까지 해당 복합 쇼핑몰의 모든 행정 절차를 수사 대상에 포함해 부산도시공사와 부산시, 기장군 등 행정기관 전반의 특혜 여부를 파헤치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진은 롯데몰 동부산점에서 이 전 사장의 가족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된 해당 점포를 찾았다. 의류 브랜드 거리 사이를 잇는 '교차로' 격인 타워 바로 아래에 있는 이 매장은 복합 쇼핑몰 내 요지로 꼽힌다. 평일인 이날에는 종업원 4명이 일하고 있었다. 한 종업원은 "평일에는 아울렛을 찾는 사람이 적어 한산한 편이지만 주말에는 북새통을 이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매장이 이 전 사장의 가족에게 임차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과의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매달 3.3㎡당 15만 원을 임차인이 롯데쇼핑에 납부하고, 월수입의 15%가량을 추가로 내는 구조로 임대차 계약이 맺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지난해 12월 12일 기장군에 준공 허가를 신청했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기장군은 롯데몰 동부산점에 임시 사용허가를 내줬다. 당시 기장군은 동부산관광단지 전체 준공이 덜 돼 지적확정측량과 지번 부여 등이 어려워 임시 사용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몰이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은 채 건축에 들어간 데다 착공 1년 만에 연말 특수를 겨냥해 마감공사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졸속 개장할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각종 억측이 나돌았다. 당시 부산경찰청은 교통대란을 우려해 부산도시공사와 기장군에 롯데몰의 임시 사용허가를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부산도시공사와 기장군이 어떤 연유에서 이런 반발 여론을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롯데몰의 임시 사용허가를 내줬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롯데몰이 도시공사 소유의 부지를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5개월 동안 20억 원이 넘는 사용료를 내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부산시의회 전진영(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시공사는 전력망 인입 공사비 20억4400만 원을 롯데가 부담했기 때문에 상계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규정상 전력망 공사비는 당연히 롯데가 내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그만큼 롯데에 특혜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롯데몰 동부산점의 상가에 가족 등의 명의로 임차한 전·현직 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고, 이를 뇌물로 본다는 분석 작업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이 이 같은 상가 임차를 뇌물로 기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현금성 뇌물 거래가 아닌 사기업과 공직자 출신 간의 공개 입찰도 아닌 수의 계약 형태의 상가 임대차 과정을 뇌물로 기소한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